[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세영 기자] FA시장이 사실상 마감된 최근 프로야구는 외국인 선수 영입전쟁으로 뜨겁다. 올 시즌 만족스러운 성적을 토대로 재계약을 맺는 팀들도 있고, 메이저리그 출신들을 속속 영입하면서 기존 선수들을 시장에 내놓는 구단도 있다. 그런가하면, 한국무대 적응을 완료한 이들을 타 팀으로부터 데려오기도 한다.
지금까지 상황을 정리해보면, 총 16명의 외국인 선수들이 계약을 완료했다. 특히 발 빠른 NC와 넥센은 외인선수 3명(타자1, 투수2) 영입을 모두 마무리하고 한숨 돌렸다. KIA, KT(이상 타자1 투수1), 한화, LG(이상 투수2)는 남은 한 자리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반면, 삼성(투수1)과 롯데(타자1)는 1명씩 영입했고, 두산과 SK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외국인 선수 영입을 확정짓지 못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복잡한 시장 상황에서 최근 행선지가 결정된 외국인 선수들의 현황과 그들의 몸값을 비교했다.
▲ 팀 따라 달라진 몸값 ‘천차만별’
결론적으로 말하면 외국인 선수들의 몸값은 성적순보다 팀 사정에 따라 조금씩 달랐다. 외국인 선수와의 계약을 완료한 NC와 넥센은 분위기가 판이했다. NC는 지킬 수 있는 선수 모두를 지켰고, 넥센은 과감한 이별도 불사했다.
지금까지 가장 높은 몸값을 기록한 선수는 NC의 투·타 ‘듀오’ 찰리 쉬렉(29)과 에릭 테임즈(28)다. FA시장에서 조용했던 NC지만, 외국인 선수들을 위한 대접만큼은 후했다. 올 1월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선(30만 달러)이 폐지된 이후 최고 금액인 총액 100만 달러(한화 약 11억원)로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올 시즌 테임즈(타율 3할4푼3리 37홈런 121타점)와 찰리(12승8패 평균자책점 3.81)는 팀에 없어선 안 될 정도로 맹활약을 펼쳤고, NC는 최고 대우로 화답했다. NC는 에릭 해커를 포함해 외국인 선수 영입에 총 250만 달러(28억원)를 투자했다.
그러나 올 시즌 한국시리즈 준우승(정규시즌 2위)을 차지한 넥센의 사정은 달랐다. 팀의 ‘원투펀치’ 앤디 벤헤켄(35)과 헨리 소사(29) 입장에선 다소 섭섭할 수도 있는 대접을 받았다. 프로야구 7년 만에 20승(6패 평균자책점 3.51) 고지를 밟으며,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군림했던 밴헤켄은 80만 달러 계약에 사인했다. 구단 최고대우였지만, NC의 두 외국인 선수에게는 미치지 못했다.
넥센은 10승2패, 평균자책점 4.61의 기록으로 팀의 제 2선발 노릇을 했던 소사와 재계약을 포기했다. 곧바로 좌완 라이언 피어밴드(29)와 LG를 떠난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32)를 각각 38만 달러에 사들이며 가장 알뜰한 영입을 했다. 이후 넥센의 제안을 거부한 소사는 60만 달러를 제시한 LG로 방향을 틀었다.
↑ 한화는 국내무대 경험이 다분한 유먼(사진 왼쪽)과 탈보트(사진 오른쪽)를 영입했다. 사진=MK스포츠 DB |
▲ ‘일단 마운드부터’ 타자보다 투수 경쟁
10개 구단 모두는 마운드 싸움에서 절대적인 힘을 발휘하는 외국인 투수 영입에 공을 들이지 않을 수 없다. 그중 LG, 한화, KIA는 올 겨울, 유난히 신경을 많이 썼다.
LG와 한화는 일단 마운드부터 챙겼다. LG는 메이저리그 출신의 루카스 하렐(29)을 데려오는데 역대 외인 최고액인 90만 달러의 거액을 투자했으며, 검증된 투수 넥센의 소사를 60만 달러에 얻는데도 성공했다. 이들 투수 2명의 몸값(150만 달러)은 넥센의 총 영입(156만 달러) 비용과도 맞먹는다.
FA에서도 투수자원을 휩쓸었던 한화는 국내무대 경험이 있는 외인투수들로만 데려왔다. 미치 탈보트(31)와 쉐인 유먼(35)을 영입하는데 107만5000 달러를 지출했다. 탈보트는 2012년 삼성에서 14승3패 평균자책점 3.97를 기록하며 우승에 기여했고, 유먼은 최근 3년간 롯데에서 뛰면서 통산 88경기 38승21패 평균자책점3.89를 기록했다.
KT 역시 투수 영입에 꽤나 신경을 썼다. 가장 먼저 외국인 선수 영입에 나선 KT는 지난달 19일 10개 구단 가운데 첫 외국인 투수 필 어윈(27) 영입을 알렸다. KT가 지금껏 데려온 선수(앤디 마르테 포함)들은 모두 메이저리그 출신이다.
삼성과 KIA는 메이저리그 출신의 실력파 투수들을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올 시즌 13승4패 평균자책점 3.18로 제 1선발이던 밴덴헐크가 일본 소프트뱅크행으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삼성은 오랫동안 공들인 알프레도 피가로(30)를 70만 달러에 영입했다. 일본 언론은 소프트뱅크가 밴덴헐크와 2년간 총액 4억엔(약 37억 원)에 합의했고, 다음 주중 입단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올 시즌 마운드가 불안했던 KIA는 메이저리그 출전 당시 퍼펙트 게임 경험이 있는 필립 험버(32)를 과감히 영입했다.
외국인 선수 영입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롯데-SK-두산도 조만간 세부사항 조율을 끝내고 계약 여부를 공개할 예정이다.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33), 유네스키 마야(33)와, 롯데도 크리스 옥스프링(37)과 재계약을 추진 중이다. SK 역시 벤와트 등과 막판 협상을 마무리하고 그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선수영입 중간결산(계약 총액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