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의 레버쿠벤이 벤피카(포르투갈) 사냥에 나선다. 일찌감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티켓을 땄지만 목표는 ‘C조 1위’다.
레버쿠젠은 10일 오전 4시45분(이하 한국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2014-15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C조 벤피카와 6차전을 치른다.
레버쿠젠은 3승 2패(승점 9점)로 C조 1위에 올라있다. 2위 모나코(승점 8점·프랑스)와 3위 제니트(승점 7점·러시아)에 쫓기고 있지만 두 팀이 맞대결을 벌이는 터라, 레버쿠젠은 최소 조 2위를 확보 상위 2개 팀에게 주어지는 16강 진출 티켓을 획득했다.
레버쿠젠-벤피카전은 긴장감이 다소 떨어지는 경기다. 벤피카는 승점 4점으로 C조 최하위가 확정됐다. 승점이 같을 경우 상대 전적을 우선시하는 규정 때문에 레버쿠젠을 이기고 제니트가 모나코에게 져도 순위는 뒤바뀌지 않는다. 벤피카는 제니트와 상대 전적에서 2패다. 더욱이 오는 14일 포르투갈리그 2위 포르투와 선두 다툼을 벌여야 한다.
↑ 레버쿠젠은 UEFA 챔피언스리그 1위 사수를 위해 벤피카젠에 총력을 쏟는다. 사진=AFPBBNews=News1 |
벤피카전에서 최소 비길 경우 조 1위 확률은 높아진다. 모나코가 제니트만 이기지 않으면 된다. 그렇지만 혼자 힘으로 이겨나가는 게 중요하다. 지난 2012-13시즌 UEFA 유로파리그 32강에서 탈락의 아픔을 안겼던 벤피카에게 설욕도 해야 한다.
슈미트 감독은 경기 하루 전날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조 1위로 16강에 올라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경기를 즐기나 우린 진중하며 프로페셔널하다”라며 필승을 다짐했다. 지난 7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전과 비교해 베스트11의 변화도 시사했으나 큰 폭의 변화는 없을 듯. 벤더를 대신해 롤페스가 선발 기용되며 손흥민, 벨라라비, 키슬링 등 주축 선수 모두 선발 출전할 전망이다.
레버쿠젠은 바이에른 뮌헨전 패배(0-1)로 분데스리가 4위로 내려갔다. 오는 14일 홈에서 6위 묀헨글라드바흐와 일전을 치른다. 레버쿠젠은 8위 호펜하임과 승점 3점차이다. 이 경기마저 그르치면 순위가 쭉 미끄러진다.
그럼에도 레버쿠젠이 벤피카전에 주력하는 건 슈미트 감독의 각오대로 UEFA 챔피언스리그 C조 1위 차지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슈미트 감독의 희망대로 더 오랫동안 UEFA 챔피언스리그 시즌을 치를 수 있다.
아픈 경험이 있기 때문. 레버쿠젠은 2011-12시즌과 2013-14시즌 조 2위로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올랐다. 그러나 바르셀로나(스페인)와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을 만나, 각각 2-10과 1-6으로 완패해 탈락했다. 대진 운이 없었다. 두 팀 모두 그 전 시즌 리그 챔피언이었다. 레버쿠젠은 힘 한 번 못 써봤다.
각 조 1위 팀은 16강에서 만나지 않는다. 16강은 조별리그 1위-2위의 대결 구도다. 같은 리그 팀도 16강에 한해 맞붙지 않는다. 현재 조 1위가 확정된 팀은 ‘디펜딩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를 비롯해 바이에른 뮌헨(독일), 첼시(잉글랜드), 포르투(포르투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도르트문트(독일)도 조 1위가 유력하다. 하나같이 피하고 싶은 상대다.
G조에서 1위 싸움을 벌이는 파리 생제르맹과 바르셀로나, 둘 중 어느 팀을 상대할 가능성이 있지만, 각 2위 후보인
레버쿠젠은 16강 토너먼트 제도가 도입된 2003-04시즌 이후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오르지 못했다. 그 ‘높은 벽’을 넘기 위해 C조 1위를 차지하는 게 유리하다. 레버쿠젠이 벤피카전에 총력을 쏟아 이겨야만 하는 이유다.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