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세영 기자] 아주 거뜬하게 이룬 것 같다.
2011시즌부터 4시즌 연속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독차지한 한국프로야구의 ‘원톱’ 삼성. 삼성이 해냈기에 어쩐지 쉬워보였던 기록이다.
그러나 프로야구에서 4년 연속 리그 우승은 과연 평범한 기록이었을까.
MK스포츠는 2014시즌을 결산하면서 올해 그라운드에 펼쳐졌던 여러 대기록과 사건들이 한미일 3국 프로리그의 역사 속에서 어느 정도 ‘정상’인지, 혹은 ‘비정상’인지 살펴봤다.
↑ 삼성이 지난달 11일 넥센을 제치고 통합 4연패를 달성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은 삼성 선수들이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①삼성의 ‘4년 연속 KS우승’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 한국프로야구를 통틀어 삼성 이전, 가장 최근에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4연패에 성공했던 팀은 한국의 20세기 명문구단 타이거즈(현 KIA)다.
‘가을호랑이’의 전설을 썼던 최고의 승부사팀이던 해태 타이거즈는 1986년부터 1989년까지 한국시리즈를 4년 연속 우승했다. 4반세기 전의 기록이다.
당시 타이거즈는 시리즈 스윕 한차례(1987년·vs삼성), 두 번은 4승1패로 5차전에서 끝냈다.(1986년·vs삼성, 1989년·vs빙그레) 네 번의 KS에서 한번도 7차전까지 가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의 최다 연속 우승 기록은 5년이지만, 이쪽은 무려 반세기 전의 기록이다.
미키 맨틀, 요기 베라가 뛰던 뉴욕 양키스가 1949년부터 1953년까지 월드시리즈를 5년 연속 우승했다. 뉴욕 양키스는 56경기 연속안타의 전설 조 디마지오가 이끌던 1936년부터 1939년까지의 WS도 4년 연속 우승한 기록이 있다. 당시는 AL(아메리칸리그)과 NL(내셔널리그)에 각각 8개팀씩, 모두 16개 구단이 메이저리그를 구성하던 시절이다.
이 두 번을 제외하면 빅리그의 월드시리즈는 연속 우승이 매우 진귀하다. WS 100년史에 3년 이상의 연속 우승 기록은 4차례 뿐. 특히 리그가 30개팀으로 확대된 1998년 이후에는 뉴욕 양키스가 1998년부터 2000년까지 3년 연속 챔피언에 오른 것이 마지막 전설이다. 이후 21세기 들어서는 2년 연속 월드시리즈를 가져간 팀이 없고, 2년 연속 진출 기록만 필라델피아(2008~2009년)와 텍사스(2010~2011년)가 성공했다.
일본시리즈의 역사에는 일본 최고의 인기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있다. 1965년부터 1973년까지, 재팬시리즈를 9연패했다. ‘미스터 자이언츠’ 나가시마 시게루와 오 사다하루(왕정치)의 ‘ON포’가 맹위를 떨치던 때다.
그러나 재팬시리즈 역시 21세기에 들어 연속 우승은 너무 힘든 미션이 됐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까지 두차례 3년 연속 재팬시리즈 챔피언에 올랐던 세이부 라이온스를 마지막으로 일본 프로야구에는 22년째 재팬시리즈 연속 우승이 자취를 감췄다.
리그에 참가하는 팀의 숫자가 확대되고, 각 리그가 다양한 방법으로 팀간 전력 균형에 힘을 쏟으면서
그러나 9개팀으로 리그가 확대되고, 33년의 연륜이 쌓인 한국 프로야구에서 2014시즌에 완성한 따끈따끈한 삼성의 4년 연속 KS 우승 장면은 결코 평범한 한 컷이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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