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프로농구 전주 KCC가 부상 악재에 신음하고 있다. 말 그대로 종합병동이다. “괜찮다”던 하승진마저 원주 동부전 원정길에 오르기 힘든 분위기다.
하승진은 지난 9일 서울 SK전 경기 도중 왼쪽 발목 부상을 당했다. 3쿼터 중반 골밑에서 레이업을 시도한 뒤 착지하는 과정에서 발목을 다쳤다.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가까스로 역전승에 성공했으나, 15점 16리바운드로 골밑을 지배했던 하승진의 부상은 뼈아팠다.
하승진은 12일 동부전 출전이 어려울 전망이다. 하승진의 부상 상태는 좋지 않다. 가볍게 접질렸지만, 여전히 붓기가 빠지지 않아 뛰기 힘들다. 게다가 지난달 21일 안양 KGC인삼공사전에서 다쳤던 부위를 다시 다쳐 더 큰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 지난 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2015 프로농구 서울 SK와 전주 KCC경기에서 KCC 하승진이 리바운드 싸움을 벌이던 중 SK 수비진과 충돌해 부상을 입은 후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으며 벤치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시작은 프로농구 최고의 유망주로 꼽혔던 김민구부터였다. 김민구는 비시즌 기간 교통사고를 당해 시즌 전력에서 완전히 제외됐다. 이후 박경상이 지난달 발목을 심하게 다쳐 당분간 출전이 힘들고, 최근 김태술과 김효범도 나란히 허리 부상으로 2주간 결장이 불가피해졌다. 정민수도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이 찢어져 엔트리에 이름만 올리고 있는 상태다.
허재 KCC 감독의 한숨도 늘 수밖에 없다. 허 감독은 하승진이 부상을 당한 뒤 “승진이가 없으면 원주에 못 간다. 주전 선수가 다 빠져 엔트리에 넣을 선수가 없다”고 탄식했다.
그냥 하소연이 아닌 사실이다. KCC는 엔트리 12명을 짜기도 힘들다. 지난 SK전에서도 억지로 12명을 맞췄다. 신인 한성원과 1군에서 1경기도 출전한 경험이 없는 염승민을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모두 가드 포지션.
이날 정희재와 김태홍이 모두 5반칙 퇴장을 당하자 허 감독은 벤치에 앉아 있는 정민수를 향해 “혹시 뛸 수 있냐”고 묻기도 했다. 부상으로 못 뛰는 사실을 알면서도 다급한 마음에 다시 의사를 물어본 것. 정민수는 “죄송합니다. 정말 못 뜁니다”라고 말해 안타까운 현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KCC는 아직 하승진의 동부 원정 엔트리를 결정하지 못했다. 오전 훈련을 마친 뒤 하승진의 동행 여부를 판단할 방침. 하승진이 원주행 버스에 오르더라도 단지 엔트리 머릿수 채우기에 불과하다.
KCC 구단 관계자는 이날 오전 “하승진의 부상 부위가 전에 다쳤던 발목이고 붓기도 빠지지 않았다. 원주에 동행할지 결정은 나지 않았지만, 함께 가더라도 엔트리를 채우기 위한 것
하승진이 있는 KCC는 항상 슬로우 스타터였다. 3라운드에 치고 올라가 시즌 막판 상위권에 자리 잡았다. 올 시즌도 비슷한 분위기. KCC는 9연패에서 벗어나 최근 2연승을 기록하며 반등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부상 악몽에 시달리며 3라운드 역시 앞길이 캄캄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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