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샌디에이고) 김재호 특파원] 또 한 명의 한국인 메이저리거 탄생이 다음으로 미뤄졌다. 결국은 돈 문제였다.
김광현(26)의 원 소속팀인 SK와이번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김광현과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구단이 협상 마감시한(한국시간 12월 오전 7시)까지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고 전했다.
선수의 의지도 강했고, 분위기도 긍정적이었기에 협상을 낙관하는 분위기가 대세였다. 버드 블랙 샌디에이고 감독도 협상 마감시한 하루 전인 11일(한국시간) 김광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 김광현의 미국 진출 꿈이 좌절됐다. 사진= MK스포츠 DB |
그러나 결말은 달랐다. 양 측은 긍정적인 분위기에도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결국 테이블을 닫았다.
결국 돈이 문제였다. 프렐러 단장은 협상을 접은 이후 ‘U-T 샌디에이고’와 가진 인터뷰에서 “(선수가 원하는) 금액에 동의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블랙 감독은 김광현에 대해 “미국에 오면 재평가하겠지만, 지금은 그를 불펜 투수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가 김광현이 줄곧 선발로 뛰어 온 선수임을 뻔히 알고도 그를 불펜 투수로 생각하고 협상에 임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선발 투수와 불펜 투수는-불펜 투수가 웬만큼 특급 선수가 아닌 이상-몸값이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시즌 연봉 조정 3년차 불펜 투수 팀 스타우퍼(32)에게 160만 달러의 연봉을 안겨줬다. 스타우퍼보다 어리고 메이저리그 경력도 없는 (게다가 부상 경력까지 있는) 김광현의 연봉은 이보다 적으면 적었지, 많지는 않았을 것이다.
김광현의 현실적인 예상 계약 규모는 자신과 비슷한 포스팅 금액(250만 달러)에 스몰 마켓 팀인 밀워키로 진출했던 아오키 노리치카의 3년 495만 달러(1년은 옵션)였다. 샌디에이고의 제시 금액은 이것보다 적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 버드 블랙 샌디에이고 감독은 김광현을 불펜 투수로 분류했다. 구단 결정권자들도 마찬가지 생각이었을 것이다. 사진(美 샌디에이고)= 김재호 특파원 |
이 실패는 김광현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 그는 포스팅 시스템 참가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선발이든 불펜이든 상관없다”는 말을 해 스스로 몸값을 깎았다. 이말은 계약이 확정되고 유니폼을 받은 뒤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해야 할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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