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슈틸리케호에 또 부상 소식이 찾아왔다.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및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을 대비한 제주도 소집 훈련을 앞두고 날아온 기분 나쁜 소식이다.
곧바로 ‘교체’ 작업이 이뤄졌다. 발목 등 몸이 온전치 않은 김승대(포항)가 낙마했다. 이종호(전남)가 바통을 넘겨받아 슈틸리케호에 첫 승선했다.
이종호의 능력은 충분히 검증됐다. 28년 만에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을 안긴 이종호는 올해 K리그 클래식에서 10골을 터뜨렸다. 프로 데뷔 후 시즌 최다 득점. 토종 선수로는 이동국(13골·전북), 한교원(11골·전북), 임상협(11골·부산), 김승대(10골)의 뒤를 이었다.
누가 낫냐, 안 낫냐를 가리는 게 문제가 아니다. 부상 악령이 이번에도 슈틸리케호를 덮쳤다는 게 중요하다. 특히, 그 포지션이 공격수라는 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골치를 더욱 아프게 만든다.
↑ 김승대는 부상으로 슈틸리케호 재승선이 좌절됐다. 그의 낙마로 슈틸리케 감독의 공격수 구상도 복잡해졌다. 사진=MK스포츠 DB |
공격력 강화는 슈틸리케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이다. 아니,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을 맡은 지도자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고민한 부분이다. 냉정히 말해, 쓸 자원이 부족하다. ‘A급’은 한정됐고, 그 안에서 선발한 이는 불을 보듯 뻔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부상자가 속출했다.
현실적으로 지난달 선발한 박주영(알 샤밥), 이근호(엘 자이시), 조영철(카타르SC) 등이 후보군에 오른다. 그 외 새로운 옵션을 꾀하려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0일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서 유독 ‘열정’과 ‘배고픔’을 강조했다. 그 고민이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지만, 아시안컵을 앞두고 좀 더 예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골 결정력 부재에 대한 고민 해결을 묻자, 슈틸리케 감독은 “그게 열정 있는 선수를 찾는 이유다”라고 답했다. 오는 15일부터 시작하는 제주도 전지훈련을 통해 대안을 모색하려 했다는 것이다.
그 후보 중 하나가 김승대였다. 제주도 소집 훈련 멤버 가운게 공격수는 김승대를 비롯해 강수일(포항),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 이정협(상주), 황의조(성남) 등 5명이다. 김승대만이 앞서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다른 4명은 동아시안컵을 대비한다는 인상이 짙다.
그런데 김승대가 부상으로 빠졌으니 슈틸리케 감독의 공격진 구상은 더욱 골치다. 김승대는 아시안컵 출전도 어렵다. 하도 많은 포지션 가운데 공격수에 부상자가 집중됐다. 가뜩이나 자원이 많지 않은 가운데 부상자가 속출하니 믿음직한 해결사가 부족한 게 현실이다. 여기에 박주영가 이근호도 최근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지 못하고 있다.
수비가 강한 팀이 우승을 차지한다는 게 축구계의 속설이다. 그러나 최근 아시안컵에서 수비만 잘 한다고 우승할 수는 없었다. 2007년 대회에서 한국이 그걸 뼈저리게 느꼈다. 우승을 위해선 확실한 골잡이가 필요하다. 유독 공격수의 잇단 부상 및 부진으로 구상에 차질이 생기면서 슈틸리케 감독의 머릿속도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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