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이제 1,2년차다. 난 아직 맞으면서 배울때인 것 같다.”
프로 2년차 좌완 투수 함덕주(19)는 단연 올해 두산 베어스의 새 발견이다. 최고구속 140km 중후반의 공을 겁 없이 뿌리며 후반기는 필승조로도 나섰다.
원주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2013년 신인드래프트서 5라운드 전체 43순위로 입단하자 마자 빠르게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아직 보여준 것은 많지 않다. 올해 31경기서 26⅓이닝을 소화했다. 성적은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4.44. 전체 커리어로도 이제 고작 1군 34경기에 나섰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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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게 올해는 어떤 의미였을까. 함덕주는 “사실 1군에 처음 올라왔을때만 해도 오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다. 기회가 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자’ 그런 마음을 가지고 공을 던졌다. 그저 오래 1군에 있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컸다”며 당시의 마음을 털어놨다.
기대이상의 선전이 이어졌다. 7월 31일 롯데전서 2이닝 동안 7피안타 6실점의 난타를 당하기 전까지 거의 실점을 하지 않고 순항했다.
함덕주는 “송일수 전 감독님께서 관리를 잘해주셨다. 몸 상태가 좋을때만 등판했기 때문에 더 좋은 결과가 났던 것 같다”고 했다. 롯데전 난타는 한 시즌을 통틀어서도 경험하기 쉽지 않은 기억이다. 함덕주는 “사실 그 1경기에 무너지면서 의기소침했지만 감독님이나 코치님들이 ‘한 번쯤 맞아봐야 다음경기에는 안맞는다’라고 기운을 북돋워 주셨다. 일주일 정도 쉬고 다시 등판했는데 그때 ‘프로는 이런 곳이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스스로는 호평에 대해 얼떨떨하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렇게 잘 던지지는 못했는데 많은 분들이 칭찬해주시니 정말 감사한 마음이지만, 그만큼 부담도 느끼고 있다”고 솔직한 마음도 내비쳤다.
함덕주는 후반기 주자가 있는 상황에 등판하거나, 주자를 내보낸 이후에도 마운드를 지키는 경우가 잦았다. 그럼에도 신예답지 않게 배짱있게 공을 던졌다. ‘싸움닭 기질’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함덕주는 “마운드에 서면 ‘이 타자한테 맞으면 어쩌지’ 같은 생각을 하면서 기죽는 편은 아닌 것 같다. ‘어떻게 던져야 될까’라는 생각을 더 먼저 하는 편”이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짧은 반시즌 경험에서도 배운 것이 많다. 함덕주는 “사실 처음 올라와서 위기 때는 떨리고, ‘나 때문에 지면 어떻게 될까’라는 부담감도 많았는데 던지다보니 점차 ‘편하게 내 공만 던지자. 편하게 던지자’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적응이 됐다”며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상대해야 되는지도 조금씩 알게 됐다”고 올 시즌 성장해간 과정을 설명했다.
두산은 올해 셋업맨이었던 정재훈(롯데)과 마무리 투수 이용찬(상무)이 당장 내년 불펜서 이탈한다. 함덕주는 “든든하게 불펜을 지켰던 선배들이 나가셔서 아쉬운 마음이지만 남은 사람들이 더 잘해야 되는 것 같다. 아마 다들 그런 마음일 것”이라고 씩씩하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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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질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 올해 함덕주는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2할1푼5리로 준수했으나 우타자를 상대로는 3할3푼3리의 높은 피안타율을 기록했다. 함덕주는 “좌타자를 상대로는 떨어지는 쪽의 변화구가 없어서 처음에 힘들었다. 그래서 조금 더 코너워크에 신경을 쓰면서 던지다보니 안타를 적게 내줬던 것 같다”고 스스로 진단했다.
함덕주는 “사실 나는 좌타자보다 우타자에게 던지는 게 더 편하다. 지난해 퓨처스에서도 그렇고 우타자 상대 성적이 더 좋았는데 너무 마음을 편하게 던져서 그랬는지 많이 맞았다”며 “마무리캠프 때도 연습을 많이 했는데 떨어지는 변화구를 많이 연마할 계획이다. 올 겨울 체인지업과 포크볼을 더 가다듬겠다”고 다짐했다.
겁 없는 투구는 정말 타고난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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