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손흥민(22·바이어 레버쿠젠)이 압도적인 돌파능력을 보여줬음에도 이를 팀 승리나 상대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이어가진 못했다.
레버쿠젠은 14일(이하 한국시간)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와의 2014-15 독일 분데스리가 15라운드 홈경기에서 1-1로 비겼다. 경기 시작 18분 만에 미드필더 하칸 찰하노을루(20·터키)가 공격수 슈테판 키슬링(30·독일)의 헤딩 패스를 페널티박스 밖에서 오른발 선제골로 연결했다.
그러나 전반 40분 코너킥 상황에서 묀헨글라드바흐 미드필더 토르강 아자르(21·벨기에)의 크로스를 페널티박스의 수비수 로얼 브라우버르스(33·네덜란드)가 오른발 동점 골로 만드는 것을 막지 못했다.
↑ 손흥민(7번)이 제니트와의 챔피언스리그 원정경기에서 도메니코 크리시토(4번)와 공을 다투고 있다. 사진(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AFPBBNews=News1 |
그러나 손흥민은 묀헨글라드바흐전에서 4차례나 일대일 상황의 우위를 점했다. 전반 4·11·18분에는 본인의 위치인 왼쪽 날개 영역에서, 전반 25분에는 페널티아크 부근 오른쪽에서 돌파에 성공했다.
통계회사 ‘옵타 스포츠’ 공개자료를 보면 손흥민의 4차례 돌파는 레버쿠젠-묀헨글라드바흐 경기 출전 27명에 으뜸이다. 단독 1위인 것은 물론이고 2위 그룹보다 4배나 많다. 풀타임을 뛰었다면 그 이상도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위력적인 일대일 능력이 제대로 활용됐는지는 의문이다. 손흥민은 날개로 나왔음에도 크로스가 없었다. 슛도 앞서 언급한 1번이 전부다. 성공 횟수가 부족하다면 개인능력 문제이겠으나 시도 자체가 없거나 드물었기에 코치진이나 전술적 차원의 자제가 의심될 정도다.
설령 그렇지 않았더라도 돌파력과 너무도 대조된 크로스 및 슛 시도의 빈곤은 레버쿠젠이 전술적으로 손흥민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고 있는지 의문시되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손흥민에게 적극적인 수비를 요구한 것 같지도 않다. 묀헨글라드바흐전에서 손흥민은 태클·가로채기·걷어내기와 상대 슛 차단에서 단 1번의 성공도 없었다.
정황상 레버쿠젠 코치진은 손흥민을 묀헨글라드바흐 수비에 균열을 내기 위한 대인 공격 무기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껏 일대일에서 우위를 점해도 동료와의 연계나 득점 시도 등에서 유의미한 상황이 연출되진 못했다.
손흥민은 묀헨글라드바흐전에서 상대 태클에 당하거나 공 조작 미숙으로 공격권을 내준 적이 없을 정도로 기술적인 안정감도 좋았다. 이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팀 단위의 조직적인 역량이 아쉬운 경기였다.
묀헨글라드바흐전까지 손흥민은 이번 시즌 레버쿠젠 소속으로 24경기 11골 3도움이다. 경기당 73.3분을 뛰었고 90분당 공격포인트는 0.72로 훌륭하다.
레버쿠젠은 2013년 7월 1일 이적료 1000만 유로(136억8570만 원)에 손흥민을 영입했다. 입단 후 67경기 23골 10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출전시간(경기당 74분)은 이번 시즌 평균보다 근소하게 많으나 골·도움 빈도(90분당 0.60)는 낮다.
↑ 손흥민(왼쪽)이 쾰른과의 분데스리가 홈경기에서 상대보다 먼저 공을 터치하고 있다. 사진(독일 레버쿠젠)=AFPBBNews=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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