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겨울 필수 과제는 마운드의 불안을 지워내는 것이다.
삼성은 올 시즌 투타 완벽한 조화를 바탕으로 사상 초유의 통합 4연패를 거뒀다. 그중에서도 투수들의 역할은 컸다. NC에 이어 2번째로 낮은 평균자책점 4.5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으며 선발진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63회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 투구를 했다.
구원진은 18개의 블론세이브를 범하긴 했으나 역시 리그에서 가장 많은 65개(공동 1위)의 홀드를 기록하며 강한 위력을 뽐냈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말을 다시 증명했던 삼성이었다. 그런데 올 겨울 삼성의 과제는 역설적으로 이 마운드의 전력누수를 채우는 것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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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 마틴을 내보낸 이후 채울 한 자리의 외인 투수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물음표가 붙는다. 마틴은 올해 썩 뛰어난 성적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23경기서 9승6패 평균자책점 4.78을 기록하며 어느 정도 자신의 역할을 했다. 최근 몇 년간 외인 투수들의 심각한 부진을 경험했던 삼성의 입장에서는 마틴이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준 것도 일정부분 힘이 됐다. 삼성은 남은 1명의 외인투수 슬롯을 확실하게 업그레이드 시키겠다는 입장. 만약 시나리오대로 된다면 더 긍정적인 일이지만 역시 미지의 일인 것은 마찬가지다.
배영수가 빠져나간 5선발 자리를 누가 맡을지도 고민이다. 차우찬이나 정인욱이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만약 이들 중 1명이 선발에 안착하지 못한다면 144경기로 치러지는 2015시즌 의외의 연쇄적인 마운드 고난을 겪을 우려도 있다. 이들 2명 외에도 기회를 줄만한 여러 자원들이 있지만 배영수의 풍부한 경험과 비교하면 선발진의 무게감이 떨어진 것은 분명하다.
특히 만약 차우찬이 선발로 이동하게 된다면 롱맨과 왼손 구원자원의 전력 누수도 불가피하다. 차우찬은 통합 4연패 기간 동안 선발과 구원, 그리고 한국시리즈와 같은 단기전서는 ‘1+1’의 자원으로 활약하며 든든한 역할을 했다. 장기적으로는 차우찬이 선발진서 자리를 잡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겠지만 당장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베테랑 좌완 권혁이 빠지고 올해 임창용이 부진했던 구원진도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필수적이다. 기존 자원들과 군제대 선수들이 한층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는 상황. FA 안지만을 지킨 것은 그나마 천만다행인 일이지만 내년 한국 나이로 마흔이 되는
결국 삼성의 내년 마운드는 특유의 강함과 두터움 대신 여러 가정과 의문들이 산재하게 됐다. 겨울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동안 이 의문들을 지워나가는 것이 삼성의 과제인 셈이다.
지난 수년간 약점들을 슬기롭게 잘 이겨냈던 삼성이 마운드 불안도 지워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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