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팬들의 시선을 끄는 책 한 권이 나왔다. ‘테드찡’ ‘넥통령’이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넥센의 외국인 열성팬, 테드 스미스(27·캐나다)가 써내려간 자전적 에세이가 꽤나 인상적이다.
최근 출간된 ‘페이머스(Famous)-넥센 히어로즈 장외 명물’은 이제는 전 국민이 알아보는 ‘테드찡’이 넥센 팬으로서 그동안의 소회를 담담하게 풀어쓴 에세이다.
캐나다 알버타주 캘거리 출생인 스미스는 윌리엄 에버하트 고등학교 재학 중에 농구와 트랙선수로도 활동했고, 고등학교 3학년 재학 시절엔 학교를 대표해 응원을 주도하기도 했다.
↑ 스미스는 야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지난해 3월 일본과 푸에르토리코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결승이 열린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도 직접 찾아 경기를 관람했다. 사진=MK스포츠 DB |
맥길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그는 부전공으로 동아시아학을 공부했다. 맥길대학교 재학시절엔 응원동아리 파이트밴드를 조직해 응원단장으로도 활동했다.
그와 넥센의 인연은 스미스가 2011년 3월 서울 여의도 소재의 한 고등학교 원어민 교사로 한국에 오게 되면서 시작됐다. 스미스는 우연히 학교와 가까운 목동구장을 찾았다가 넥센과 연을 맺었다.
그는 넥센 선수들의 포기하지 않는 모습과 한국의 독특한 응원문화에 매료됐다. 그때부터 넥센의 홈경기뿐 아니라 거의 모든 원정경기까지 열심히 찾아가는 열성팬이 됐다.
응원단장 출신인 스미스는 가만있을 수 없었다. 단순 관람에 그치지 않고 북과 꽹과리를 치며 관중석을 휘어잡았다. 넥센의 공식 응원단장이 자리를 비우게 될 때는 응원단장 대타로도 맹활약했다. 스미스는 넥센을 응원하기 위해 원어민 교사직까지 그만뒀다. 안정된 직장까지 과감히 버리고 오로지 넥센 만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그 어떤 보상도 없는 일이지만, 스미스는 넥센의 넘치는 에너지가 용기를 주었기에 지긋지긋한 직장을 그만두고, 꿈을 향해 달릴 수 있었다고 말한다. 스미스는 대학시절부터 엔터테이너, 연기자, 코미디언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응원을 리드하는 매력에 대해 설명하는 건 어렵다. 무언가 맡았기 때문에 신이 난 그런 유치한 감정 이상이며, 자아의 실현이다. 단상에 오를 때면 뭔지 모를 에머슨 풍의 성취감, 무언가를 초월한, 어쩌면 목적론적인 감정을 느낀다. 솔직히 흥분된다. 무대에 오르는 건 첫 키스, 대학 합격 통지서,
스미스는 좋아하는 일이라도 돈을 위해 포기하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거침없이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번역 프리랜서이며 야구 스카우트로도 활동 중인 김현성씨가 우리말로 옮겼다.
매직하우스. 360쪽. 1만5800원.
[매경닷컴 MK스포츠 뉴스팀 mksports@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