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호주는 아시안컵 개막전에서 짜릿한 뒤집기를 연출했다. 선제 실점에도 4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장식했다. 오만과 첫 판을 치르는 한국도 그런 짜릿함을 만끽할 수 있을까.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인데 지난 기록만 살펴보면 선제 실점은 매우 위험하다.
지난 9일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호주-쿠웨이트전은 호주의 대승으로 끝났다. 앞으로 쿠웨이트, 호주를 상대해야 하는 한국으로선 이들의 전력을 판가름할 좋은 기회였다.
그러면서 한 가지 교훈을 남겼다. 절대 강세는 없다는 것. 호주는 경기 시작 8분 만에 실점한 뒤 전반 33분 동점골을 터지기 전까지 제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세트피스 한방에 당했다. 호주로선 25분간 참 아찔했다.
한국으로선 조심해야 한다. 오만도 쿠웨이트와 마찬가지로 수비를 두껍게 하면서 빠른 역습과 세트피스로 한국의 골문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 호주처럼 먼저 한방을 얻어맞을 수도 있다.
↑ 한국은 오만을 이겨야 아시안컵 8강 진출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그렇기 위해 선제 실점은 하지 않아야 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먼저 선제 실점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은 의외로 끌려 다닌 경우가 많았다. 2014년 이후 치른 16번의 A매치에서 선제 실점한 게 무려 10번이었다. 선제 득점한 6경기에 배 가까이 많았다. 의도한대로 쉽게 풀어가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선제 득점 경기 6번 중 3번(파라과이전·요르단전·사우디아라비아전)이 울리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총 5경기)였다. 다른 2경기(코스타리카전·이란전)에선 선제 실점을 했으니 괄목하게 나아졌다고 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선제 실점이 위험한 건 승부에 큰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선제 실점한 10경기의 최종 결과는 1승 9패로 참담했다.
역전승의 희열을 만끽한 건 지난해 9월 5일 베네수엘라전(3-1 승)이 유일했다. 골키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의 킥 실수로 선제골을 내줬으나 이명주(알 아인)과 이동국(2골)의 연속골로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그게 가장 최근에 거둔 역전승이었다.
다른 9경기에서는 무조건 졌다. 최소 비기지도 못했다. 만회골이라도 넣은 건 2014 브라질월드컵 알제리전과 코스타리카와 평가전 밖에 없었다. 다른 7경기는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지난 2013년의 경우에도 8번의 선제 실점 경기에서 웃은 건 2번에 불과했다. 2승 1무 5패로 성적이 좋지 않았다. 역전승을 점점 잊어가고 있다.
아시안컵이라고 다르지 않다. 한국이 가장 최근 선제 실점에도 역전승을 한 건 2000년 대회 8강 이란전이었다. 바게리에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후반 45분 김상식이 극적으로 동점골을
태극전사는 55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 등극을 꿈꾸고 있다. 그러면서 첫 단추를 잘 꿰매야 한다며 10일 오후 2시(한국시간)에 열리는 오만전 필승을 다짐했다. 이겨야 한다. 선제 실점만 하지 않는다면, 그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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