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한국이 토끼를 다 잡았다. 자존심도 지켰고, 아시안컵 A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군데렐라’ 이정협(상주)의 한방과 ‘수호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의 선방으로 호주를 잡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17일 오후 6시(이하 한국시간) 호주 브리즈번의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호주와의 3차전에서 전반 32분에 터진 이정협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리그 3연승 무실점(승점 9점)으로 A조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이 조별리그 전승을 거둔 건 1988년 대회 이후 27년 만이다. 또한, 호주 원정 첫 승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 한국은 17일 호주를 1-0으로 이기고 2015 AFC 아시안컵 A조 1위를 차지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쉽지 않은 경기였다. 베스트11을 7명이나 바꾼 한국은 경기 초반 불안했다. 전반 11분 김영권(광저우 헝다)이 위험 지역에서 볼터치 미스를 범하며 위기를 초래하기도 했다. 또한, 압박이 느슨해 공간이 생기면서 유리치(웨스턴 시드니), 번즈(웰링턴 피닉스)에게 잇달아 슈팅을 허용했다.
위태롭던 한국은 전반 29분 기성용(스완지 시티)의 중거리 슈팅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하프라인 위로 올라가지 못하던 한국은 점차 공격에 힘이 실렸고 전반 32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기성용이 찔러준 패스를 받은 이근호가 페널티 에어리어 안 왼쪽에서 낮은 크로스를 띄웠고, 이정협이 슬라이딩 슈팅으로 호주의 골문을 열었다. 이정협의 A매치 2호 골. 지난 4일 A매치 데뷔 무대인 사우디아라비아전서 데뷔골을 터뜨렸던 이정협은 13일 만에 골을 추가했다.
위기도 있었다. 호주의 거친 플레이에 박주호(마인츠)와 구자철(마인츠)가 부상으로 쓰러졌다. 부상 악령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선수들의 투지를 더욱 불태울 뿐이었다. 한국은 끈끈한 플레이로 호주의 파상공세를 차단했다.
↑ 한국은 17일 호주를 1-0으로 이기고 2015 AFC 아시안컵 A조 1위를 차지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한국은 호주의 파상공세를 버티면서 승리를 거뒀다. A조 1위를 차지한 한국은 오는 22일 오후 4시30분 멜버른의 렉탱귤러 슈타디움에서 8강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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