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누구에게나 첫인상은 중요하다. 강정호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강렬한 첫 인상을 남겼다.
피츠버그 구단은 지난 17일(한국시간) 강정호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이날 피츠버그 구단은 강정호의 기자회견 없이 닐 헌팅턴 단장이 현지 언론들과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강정호가 출국 현장에서 남긴 발언이 화제가 됐다. 강정호는 지난 15일 미국으로 출국하는 자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기회만 보장된다면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 강정호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사진= MK스포츠 DB |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인터뷰 때 다른 팀 선수나 경쟁 관계에 있는 같은 팀 선수에 대한 평가를 극도로 자제한다. 대부분 ‘좋은 선수’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거나 그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교육된 결과다.
강정호의 발언은 피츠버그 언론 기준에서는 ‘신선한 충격’이었던 모양이다. 어떤 관점에서는 팀 동료에 대한 존경심이 부족하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는 말이었다.
‘MLB.com’의 칼럼니스트 앤소니 카스트로빈스는 그의 발언을 내셔널리그 중부 지구 우승을 선언한 시카고 컵스 1루수 앤소니 리조의 발언만큼 대담한 말로 평가하면서 ‘정치적으로 옳게 이해될 말은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헌팅턴 단장은 “통역 과정에서 뭔가 오해가 생겼을 것이다. (동료를 무시하는) 그런 의미보다는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라 본다. 강정호는 자신이 메이저리그 수준에서 주전으로 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그는 “강정호는 자신감이 매우 높다. 메이저리그 선수가 된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기대하고 있다. 또한 머서를 비롯해 조시 해리슨, 닐 워커 등 주전 내야수들에게 주전 기회가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또한 페드로 알바레즈의 포지션 이동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면서 강정호가 팀 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어서 “우리 팀 선수 중 누군가가 새로운 팀에 가서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당연히 ‘그렇다’고 할 것”이라며 강정호의 발언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도 헌팅턴 단장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카스트로빈스도 “강정호는 자기 자신의 자신감을 드러내려고 했을 뿐, 다른 선수를 폄하할 생각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강정호의 ‘도발’에 대해 평가했다.
이미 한 발언을 담을 수는
이제 남은 것은 그 자신감의 근거를 보여주는 것이다. 강정호는 18일부터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서 진행 중인 넥센 히어로즈 전지훈련에 합류, 본격적인 몸 만들기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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