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애리조나)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가 공을 들인 메이저리그 출신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35)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처음으로 배팅을 선보인 한나한은 꽤 인상적이었다. 동갑내기 베테랑 타자 정성훈은 한나한의 첫 타격 모습에 “잘 치는데?”라며 탄성을 내뱉었다.
한나한은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밤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 있는 LG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LG 선수단이 현지에 도착할 시간을 일부러 맞췄다. 캠프 첫날인 17일 아침식사도 선수단과 함께 했다. 일단 첫 인상부터 합격점. 이후 칭찬 릴레이. 단 하루만에 LG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극찬이 이어졌다.
↑ LG 트윈스 새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이 코칭스태프의 극찬 속에 기대감 넘치는 출발을 알렸다. 사진(미국 애리조나)=서민교 기자 |
이날 점심식사 뒤 배팅 로테이션을 앞두고 구단 관계자들과 코칭스태프가 술렁였다. 한나한을 따라 몰렸다. 양상문 감독도 당연히 한나한의 첫 타격을 지켜봤다. 손인호 타격코치도 곁에 있었다.
한나한은 가볍게 몸을 푼 뒤 서서히 본색을 드러냈다. 예상대로 거포형 타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타격은 깔끔했다. 군더더기가 없었고 정확하고 힘 있는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연거푸 날렸다. 강렬했다. 이때 정성훈이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내질렀다. 같은 조에 있던 국내 타자들도 주눅이 든 모습.
손 타격코치는 선수들에게 “한나한처럼 저렇게 간결하게 쳐야 하는 거야”라며 마치 모범 답안을 찾았다는 듯이 ‘보고 배우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오지환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타격이었다.
이어진 티 배팅. 유지현 수비코치가 일대일로 관리했다. 한나한의 첫 스윙 자세를 본 유 코치는 깜짝 놀랐다. 현지 통역을 급히 불렀다. 유 코치는 “내가 스카우트 영상으로 봤던 타격과 달라진 것 같다. 밸런스가 잡힌 건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한나한은 “밸런스가 잡힌 것이 맞다”라고 맞장구를 쳤다. 이어 “지난 시즌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중심이 흐트러졌다. 그래서 흐트러진 중심축을 잡았다”며 먼저 자신의 잘못된 부분을 말했다.
유 코치는 또 놀랐다. “내가 먼저 묻지도 않았는데 자신의 잘못된 부분을 정확히 알고 있지 않나?”라며 “지난 시즌 부상 때문에 후반기에 들어와 부담이 컸던 것 같다. 이후 밸런스를 스스로 다시 찾은 것 같다”고 흡족하게 웃었다.
한나한은 유 코치의 말을 듣고 쑥스러운 듯 웃더니, 차분하게 티 배팅을 이었다. 유 코치는 “좋아, 좋아”라며 탄성을 내뱉었다. “한나한 같은 베테랑 타자는 타격 자세를 새로 고친다고 말하면 안 된다. 단지 흐트러졌던 밸런스를 다시 잡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나한이 로테이션으로 배팅 케이지로 이동하자, 칭찬을 더했다. “야구는 실력만 갖고 하는 것이 아니다. 특히 외국인선수들이 그렇다. 외적인 부분도 상당히 중요하다. 한나한은 표정이 좋다.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 선수다.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데 한나한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유 코치의 첫인상은 일단 합격이었다.
한나한의 성격은 정말 어떨까. 현지에서 한 달간 한나한의 통역을 맡은 관계자는 “보통 미국인 기준으로 보더라도 성격이 정말 활발한 편이다. 겸손하게 먼저 LG의 팀 분위기나 규율 같은 것을 묻더라. 적응
잠실구장은 웬만한 외국인선수들도 곤혹을 치르고 떠나는 무덤이다. 홈런이 쉽지 않은 구장. 대형 거포가 아니라면 정확한 타격을 평균 타율을 유지할 수 있는 타자가 유리하다. 한나한이 첫날 보여준 타격은 ‘잠실 맞춤형’ 타자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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