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애리조나) 서민교 기자] “(류)현진이가 좋은 거지.”
류현진(28‧LA 다저스)의 캠프 합류에 차명석 LG 트윈스 수석코치가 농담 섞인 한 마디를 던졌다. 하지만 속내는 다르다. “동경의 대상이 동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차 코치의 설명이었다.
류현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 있는 LG 캠프에 합류했다. 지난해보다 보름 정도 빠른 깜짝 등장. 류현진이 LG 캠프를 찾은 것은 2월 중순으로 예정돼 있는 다저스의 정식 스프링캠프에 앞서 일찍 몸을 만들기 위해서다. 양상문 감독의 배려로 캠프 첫날부터 합류할 수 있었다.
↑ 개인훈련 중인 LA 다저스 류현진이 LG 트윈스 선수단과 함께 훈련하며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사진(미국 애리조나)=옥영화 기자 |
류현진은 다저스 전담 트레이너의 스케줄에 따라 몸을 만든다. 여기에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부터 인연을 맺은 김용일 LG 트레이너의 훈련 스케줄을 더했다. 한국에서 휴식을 즐기면서 하지 못했던 운동을 이 기간에 바짝 끌어올려야 한다.
개인훈련으로는 한계가 있다. 한국에서 오랜 기간 몸에 익힌 훈련 습관도 단시간에 바꾸기 힘들다. 배요한 LG 트레이너는 “류현진이 이제 3년차이지만 메이저리그 훈련 방식이 아직은 완벽하게 익숙하지 않다. 스프링캠프 전에 미국식과 한국식을 병행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 코치가 “현진이가 좋은 거지”라고 말한 이유이기도 하다.
누이 좋고 매부도 좋다. 류현진과 함께 훈련을 하는 것만으로 얻는 LG 선수들의 훈련 효과도 크다. 특히 젊은 투수들은 류현진을 통해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다. 양상문 감독도 “현진이가 함께 하면 좋은 것 아닌가. 분명히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반겼다.
차 코치는 조금 더 냉철한 시각으로 류현진의 합동훈련을 평가했다. 차 코치는 “현진이가 있다고 해서 ‘나도 메이저리그에 간다’는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동경의 대상이 될 뿐이다”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차 코치는 “동경의 대상은 곧 동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이며, 바로 ‘당신이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에게 목재를 가져오게 하고 일감을 나눠주는 일을 하지 말라. 대신 그들에게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줘라’라고 한 <어린왕자>의 저자 생텍쥐페리의 충고를 곱씹었다. 차 코치는 “배를 타기 위해선 바다를 먼저 좋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에는 류현진을 동경해야 할 투수 유망주가 많다. 지난해 마무리훈련에 참가했
양 감독은 “우리 젊은 선수들이 류현진을 통해 하나라도 묻고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 효과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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