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괌) 김원익 기자] 수비 왕국의 자존심은 기본에서 시작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자타공인 수비가 탄탄한 팀이다. 꾸준히 이어져온 팀 컬러에 더해 류중일 삼성 감독 부임 이후에는 그 색깔을 더 공고히 하며 ‘수비 왕국’의 입지를 더욱 탄탄히 하고 있다.
특히 겉으로 드러난 실책 숫자 이상의 단단함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가장 어이없는 플레이가 적고, 기본기가 탄탄한 팀으로 삼성은 늘 꼽히고 있다. 세밀한 플레이에서의 기본기와 안정감이 두드러진다는 것이 평가의 내용이다.
↑ 사진(괌)=김원익 기자 |
이 때문에 삼성의 수비 훈련과 전술 훈련은 기본기와 함께 세세한 플레이의 정확성을 강조한다. 삼성의 탄탄한 수비를 만든 코칭스태프들, 그 중에서도 1군 수비코치를 맡고 있는 김용국 코치는 “감독님의 성향 자체가 매우 꼼꼼하시다. 작은 부분도 놓치는 법이 없다. 사소한 동작과 세세한 플레이 하나 하나가 잘못됐을 경우 못 보고 넘어간다. 우리 팀 수비는 화려함보다 기본기가 가장 중요하다”며 삼성의 성향을 설명했다.
이 때문에 삼성 캠프에서 수비 훈련은 매우 큰 비중을 지니고 있다. 투수 역시 마찬가지로 1차 캠프서는 트레이닝, 투구 훈련과 함께 펑고훈련이나 합동 전술 훈련도 빠지지 않고 꾸준히 한다.
20일부터 진행된 야수와 투수들의 합동 런다운 전술 훈련은 그래서 더욱 진지한 분위기서 진행됐다. 여기서도 코치들의 ‘매의 눈’ 같은 세밀한 지적과 지도는 이어졌다. 코치들은 일단 훈련용이 아닌 이름과 배번이 박힌 정식 유니폼을 차려입도록 선수들에게 지시했다.
↑ 사진(괌)=김원익 기자 |
21일까지 이틀 간 선수들은 내야 번트나 땅볼 때 투수와 야수가 약속된 상황에 맞춰 유기적으로 움직여 상대 주자를 아웃시키는 훈련 등, 상대 주자가 있는 각종 수비 상황에서 ‘합’을 맞추며 움직였다.
코치들은 두 가지를 주문했다. 생각을 통해 한 발 더 빠르게 움직이는 최적화 된 움직임을 펼칠 것과, 마치 톱니바퀴가 맞아들어 가듯 선수들이 일사불란하게 플레이를 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정확한 매뉴얼 속에 ‘약속’을 강조했다.
류 감독은 “이런 훈련들이 1경기에서 1~2점을 더 내주고 안내주고를 결정하는 훈련”이라며 “시즌 중에 저 주자를 잡을 수 있느냐 없느냐, 공을 빠트리느냐 잡느냐, 그 점수를 주느냐 안주냐의 플레이 하나에 의해서 승패가 갈린다. 그리고 그것들이 모여 몇 승이 되고, 또 그것이 모여 순위가 바뀐다”며 기본을 강조했다.
수비 훈련도 마찬가지다. 야수들은 정확한 동작 속에 안정적인 플레이를 해야 한다. 송구할 때 글러브의 위치, 눈의 방향, 어깨의 각도, 발의 위치, 베이스와의 거리 등 아주 사소한 부분부터 정교한 플레이를 하지 않으면 코치들의 송곳 같은 지도가 이어진다.
비단 류 감독과 수비코치들 뿐만 아니라 투수코치 등의 다른 포지션의 코치들 역시 마찬가지로 정확한 메뉴얼의 세세한 지도를 한다. 다음 단계는 상황에 대한 대처와 자세가 몸에 완전히 체화될 정도로의 반복 훈련이다.
김용국 수비코치는 “수비만큼은 늘 자부심을 갖고 있다. 매년 팀 실책을 60~70개 내외 정도로 유지해야 상위권에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할 수 있게 노력했다”며 “올해는 경기수가 늘어난 만큼 10개 정도 더 늘어날 수 있지만 그 선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진(괌)=김원익 기자 |
김성래 수석코치 이하의 코칭스태프들
삼성의 시즌 중 플레이가 안정적인 것은 겨울 흘린 땀방울, 기본을 잊지 않는 노력이 배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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