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오리아) 서민교 기자] 두산 베어스 맏형 홍성흔(39)은 언제 어디서나 존재한다? 유비쿼터스(Ubiquitous) 시대에 발맞춘 홍성흔은 스프링캠프의 ‘홍반장’이 따로 없다.
홍성흔이 분위기 메이커라는 것은 정평이 나 있는 사실.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 있는 두산 스프링캠프장에서도 홍성흔의 매력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폭발하고 있다. 홍성흔은 선수들을 향해 “왜 나만 가면 다 화제야”라며 껄껄대며 훈련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 두산 홍성흔이 새 외국인선수 잭 루츠에게 고추를 먹여준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美 피오리아)=옥영화 기자 |
루츠도 홍성흔이 먼저 다가와 가족처럼 대해줘 쉽게 적응을 마쳤다. 루츠는 “홍성흔은 베테랑 선수다. 그런 선수가 먼저 다가와 팀에 녹아들게 노력해줘 정말 고맙다. 일본에 있을 때도 마츠이 카즈오가 그렇게 해줬다. 그때도 처음부터 끝까지 챙겨줘 고마웠는데, 지금 홍성흔이 그런 느낌”이라고 반겼다.
하지만 홍성흔은 손사래를 쳤다. 그는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이다. 외국인선수와 이야기를 나누면 나도 영어 공부를 할 수 있지 않나”라며 “루츠가 처음 팀에 와서 힘들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선수가 새로 오면 항상 내가 다가가 말을 걸고 편하게 해주고 있다”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루츠를 챙긴 뒤 홍성흔의 발걸음은 또 바쁘다. 이번엔 오후 타격 훈련장. 배팅 볼을 던져주는 폼이 예사롭지 않다. 코치가 아닌 홍성흔. 가끔씩 어이없는 볼을 던져 타자를 흠칫 놀라게 만들기도 했지만, 분위기만큼은 최고다. 홍성흔은 후배들을 격려하며 200개의 배팅 볼을 던진 뒤 흠뻑 젖은 유니폼을 벗었다.
홍성흔은 “내 어깨는 하도 쓰지 않아서 신생아에 가깝다”며 농담을 던졌지만, 장난삼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배팅 볼을 던지는 것도 운동이다. 200개 정도 던졌는데 이러면 운동이 제법 된다. 놀면 뭐하나”라며 자투리 시간에도 운동을 생활화했다.
홍성흔의 역할은 아직 끝이 아니다. 훈련을 마친 뒤에는 홍보팀으로 돌변한다. 김현수의 인터뷰 도
유지훤 두산 수석코치는 “홍성흔이 일부러 몸을 혹사시키고 내일부터 운동을 쉬려고 저런다”며 미소를 가득 품은 채 핀잔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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