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2년 연속 도루왕 배출에 도전한다.
지난해 삼성은 김상수(25)가 53개의 도루를 성공시켜 도루왕에 올랐다. 수많은 개인 타이틀 위너를 보유한 명문 삼성이지만 도루왕은 역대를 통틀어도 김상수가 최초였다. 올해는 박해민(25)이 김상수의 바톤을 이어받는다.
언뜻 생각하기엔 김상수가 2년 연속 도루왕을 노려보는 것이 이치에 맞는다. 하지만 박해민이 도루왕에 도전하는 이유가 있다.
김평호 삼성 주루코치는 “(김)상수의 경우에 지난해 시즌 막바지부터 다리 상태가 좋지 않았다. 올해도 발목이 좋지 않아 지난해만큼의 도루 숫자를 기록하기는 아마 힘들 것 같다”며 “부상 위험이 많은 내야수인데다 그중에서도 핵심인 유격수인만큼 김상수에게는 올해 도루 목표를 하향 조정하자는 이야기를 했다. 대신 올해는 박해민에게 기대를 하고 있다”고 했다.
↑ 사진=MK스포츠 DB |
김 코치의 기대가 의미심장한 이유는 한 가지가 더 있다. 김 코치는 지난해 스프링캠프서 김상수에게 ‘도루왕’ 타이틀에 대한 제안을 했다. 김상수가 대표팀에 발탁이 되려면 주전이 확실시됐던 강정호의 백업을 맡아야 하기에, 발탁 가능성을 높이려면 빠른 발을 살려 대주자로의 모습을 어필하자는 것이었다. 김상수 역시 해당 조언에 대해 공감했고, 꾸준히 도루왕 타이틀을 유지해 대표팀에 결국 승선했다. 결국 김 코치와 김상수가 스프링캠프서 함께 말했던 일이 현실로 일어났다.
구체적인 숫자를 이야기 하지는 않았지만 박해민의 올해 목표 또한 원대하다. 박해민은 “올해 타율 3할, 40도루보다 훨씬 더 뛰어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확실한 주전 자리가 보장받았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라며 “내 자리를 먼저 확고히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 이후에 기록은 따라올 것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숫자의 목표는 지금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박해민은 “주루도 보완하고 싶다. (김) 상수를 보면 안 다치고 슬라이딩을 하는 방법을 잘 안다. 한국시리즈 때 당한 부상도 결국 그런
박해민이 만약 올해 부상 없이 풀타임으로 뛰면서 지난해보다 더 많은 도루를 시도한다면 타이틀 획득도 불가능한 도전은 아니다. 삼성의 행복한 장밋빛 전망은 이뤄질 수 있을까.
[on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