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여의도) 이상철 기자] 서울 이랜드 FC 소속 미드필더. 아직은 새 명함이 낯설다. 하지만 앞으로 오랫동안 뛰고 싶은 새 둥지다.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개막으로 축구팬의 눈이 호주로 향해있던 지난 14일, K리그에는 깜짝 소식이 전해졌다. 김재성(32)이 신생팀 서울 이랜드에 입단했다는 것이다. 1부리그에서 모든 걸 이뤘던 정상급 선수의 2부리그 신생팀 이적은 파격적이었다.
의외이자 뜻밖의 선택이다. 지난 시즌 후 포항 스틸러스를 떠나기로 마음을 굳혔던 김재성을 원한 팀은 여럿 있었다. 그럼에도 서울 이랜드를 택했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차에, 구단의 비전과 마틴 레니 감독의 신념을 접하고서 새롭게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서울 이랜드에 입단한 지 보름이 지난 뒤, 김재성은 좀 더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김재성은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기 전 서울 이랜드의 러브콜을 들었다. 첫 반응은 ‘안 간다’였다”라며 “그런데 여행 도중 아내와 논의를 했는데 긍정적인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 레니 감독을 만나고서 확고한 축구철학을 듣고 서울 이랜드 이적을 결심했다”라고 말했다.
↑ 김재성은 서울 이랜드 FC의 리더다. FC 서울과 서울 더비를 꿈꾸지만 먼저 친정팀 포항 스티러스와 겨뤄보고 싶다. 사진(서울 여의도)=곽혜미 기자 |
또한, 구단의 장기적인 비전도 김재성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재성은 “어제 단장님께써 구단 운영 방안을 말씀하시는데 2년 단위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을 갖추고 있다. 그걸 보고 이 팀에서 축구선수로 2020년까지 뛰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반대도 없지 않았다. 특히, 김재성의 부모님은 처음에 아들의 선택을 이해할 수 없었다. 김재성은 “‘왜 이런 선택을 하지’라고 의문이 들고 반대를 했다. 겉보기에 당연히 그러실 수 있다. 하지만 내 이야기를 들으신 후 ‘좋은 결정’을 했다고 이해해 주시더라”라고 전했다.
오랫동안 포항의 간판이었던 김재성은 이제 서울 이랜드의 간판이 됐다.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서울 이랜드는 ‘리더’를 찾았고, 김재성을 그 적임자로 택했다. 그의 영입 소식은 서울 이랜드의 젊은 선수들에게도 ‘희망가’였다. 한 선수는 “(김)재성이형이 온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이겼다’라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했다. 그만큼 구단은 물론 선수단 내에서도 김재성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걸 엿볼 수 있다.
김재성은 부담이 없지 않지만 좋은 리더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재성은 “대표팀의 (차)두리형을 봐도 고참의 역할이 중요하다. 팀의 체계를 만드는데 영향력도 크다. 준비를 잘 해야 하는데 걱정도 되고 고민도 많다. 솔직히 부담감도 있었다”라며 “하지만 설렘과 기대감도 컸다. 내가 축적한 경험을 전수해 좋은 팀이 되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 후배들을 만나보니 절실함을 느낄 수 있었다. 후배들도 잘 따라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서울 이랜드는 첫 시즌을 K리그 챌린지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바라보고 있는 곳은 K리그 클래식이다. 1.5장의 승격 티켓을 거머쥐는 게 첫 시즌 목표다.
K리그 챌린지도 만만치 않다. 서울 이랜드가 김재성을 비롯해 김영광, 이재안 등 영입으로 광폭 행보를 보였지만 ‘강팀’으로 만들어지진 않았다. 레니 감독이나 외국인선수도 낯선 무대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자신감은 넘친다. 김재성은 “K리그 챌린지가 쉬운 무대가 아니다. 특히, 상주 상무나 안산 경찰청는 경쟁력을 갖춰, 우리의 승격 꿈을 위협할 후보다. 그러나 초반 어느 정도 승점을 쌓아둔다면 조직력이 다듬어질 후반기부터 치고 올라갈 수 있다”라며 “가장 첫 번째 목표는 K리그 클래식 승격이다. 성적이 뒷받침돼야 팬도 따른다. 그 다음이 좋은 축구다”라고 강조했다.
K리그 클래식에 올라가면 FC 서울이 기다리고 있다. 역사적인 서울 더비가 펼쳐지는 것이다. 서울 더비에 대한 기대감은 김재성이 서울 이랜드로 이적하는데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다. 서울 더비는 내년을 기약해야 하나 올해 성사될 수도 있다. 프로와 아마추어가 최강팀을 가리는 FA컵에서 두 서울 연고구단이 맞붙을 수 있다.
그렇지만 김재성은 올해 FA컵에서 서?M보다 친정팀 포항과 대결을 기대했다. 김재성은 “전역 후 포항에서 황선홍 감독님의 축구를 다 해보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비록 떠났지만 포항을 응원하고 있다. 포항이 다소 시행착오를 겪었으나 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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