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새롭게 3루에 둥지를 틀게 될 뉴페이스 외인들의 핫코너 전쟁. 과연 마지막에 웃는 승자는 누가 될까.
올해 프로야구서 활약할 외인 선수들의 숫자는 31명이다. 그 중에서 절반에 가까운 14명은 한국에서 뛴 경험이 있다. 새롭게 합류하는 외인들. 그 중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는 포지션이 있다. 바로 3루수다.
총 10명의 외인 타자 중 내야수가 6명, 외야수가 4명인데 그중에서도 3루수는 가장 많은 3명이 분포하고 있다. 외야수 4명 중 중견수로 나설 가능성이 상당한 나이저 모건을 제외하면 나머지 3명은 좌우 코너 외야수를 각각 나눠 맡을 전망. 결국 외인 타자들의 특정 포지션 중 가장 많은 인원이 몰린 곳은 3루가 되는 셈이다.
각 구단들의 핫코너에 국내선수들의 공백이 생기면서 대거 3루수들이 영입됐다. 단순히 숫자뿐만 아니다. 면면들도 화려하다.
↑ 두산 베어스의 잭 루츠(좌), KT위즈의 앤디 마르테(중), LG 트윈스의 잭 한나한(우)의 외인 3루수 3인이 올 시즌 새롭게 한국 야구에 합류한다. 사진=MK스포츠 DB |
▲ ML 641경기 출전 잭 한나한, 수비는 최고 평가
LG 트윈스가 총액 100만달러에 계약한 잭 한나한(35)은 메이저리그 641경기에 출전한 베테랑이다. 불과 몇 년전까지 추신수와 함께 한솥밥을 먹으며 활약했던 선수. 요즘은 경력보다 실력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지만 예전같으면 이정도 ‘빅네임’을 한국 무대서 보기는 쉽지 않았다.
양상문 LG 감독은 “수비는 정말 좋은 선수다. 수비 하나만큼은 걱정하지 않는다”며 “수비하는 모습을 봤는데 사실 깜짝 놀랐다. 굉장히 안정적이었다. ‘그냥 펑고를 하는데도 저렇게 여유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수비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한나한의 수비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다만 어깨부상에 대한 검증 절차와 장타력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주로 백업으로 나서 타율 2할3푼1리, 29홈런 175타점을 기록했다.
애리조나 글렌데일 캠프서 선보인 타격능력에 대해서도 호평이 쏟아졌다.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게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자주 날려 손인호 타격코치로부터 “한나한처럼 저렇게 간결하게 쳐야 하는 것”이라는 공개적인 호평도 들었다. 유지현 수비코치 역시 “지난 시즌 후반기에 비해서 달라졌다. 타격 밸런스를 잡은 것 같다”며 한나한의 현재 모습에 대해 좋은 평가를 했다.
▲ 수년간 꾸준한 활약 루츠, 공-수 밸런스 탁월
지난해 포스트시즌 탈락의 설욕을 노리고 있는 두산도 55만 달러의 조건으로 3루수 잭 루츠(29)를 영입했다. 루츠는 1루도 가능한 멀티 자원이지만 주전 3루수 이원석이 군입대로 빠진 공백을 메울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매우 높다.
루츠는 마이너리그에서 515경기 2할8푼9리 75홈런을 기록하며 경력을 쌓았다. 2007년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에 5라운드로 입단했고 2013년 마이너리그AAA (라스베거스)에서 111경기 399타수 117안타 13홈런 80타점을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냈다.
지난해에는 마이너리그 AAA (라스베거스)에서 59경기 227타수 66안타 7홈런 37타점, 시즌 중 6월 일본으로 이적 후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는 15경기 51타수 16안타 5홈런을 기록했다. 부상을 당해 한 시즌 동안 활약하지는 못했으나 아시아 야구에서 충분한 가능성을 보였다. 메이저리그에서는 22경기에 나서 2할2푼6리를 올렸다.
루츠의 경우 최근 마이너 성적이 좋다. 마이너리그 통산 타율 2할8푼9리 출루율 3할8푼4리 장타율 4할8푼1리의 균형잡힌 준수한 성적을 냈다. 누적 기록도 534안타, 75홈런 323타점으로 출전 경기수와 비교하면 괜찮은 편이다. 특히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트리플A서 꾸준히 8할중반대에서 9할초반의 OPS(장타율+출루율)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최근 기량에 대한 의구심이 적다.
수비에 대한 평가도 좋다.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서 진행되고 있는 현지캠프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안정적이고 여유있게 수비를 한다”며 호평하고 있다. 마이너리그서 기록한 실책 숫자 등도 적은편으로 수비와 관련된 각종 스탯들도 준수하다. 단 루츠는 커리어 동안 자주 부상에 시달렸던 선수로 부상에 대한 우려를 씻어야 할 과제가 있다.
▲ 메이저리그 최고 유망주 마르테, 최고 외인 노린다
10구단 KT의 선택은 앤디 마르테(32)였다. 2005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입단한 마르테는 당시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명 3루수였던 치퍼 존스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기대가 컸다. 특히 같은 세대의 최고 3루수 유망주로 꼽히며 매년 유망주 평가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보스턴 레드삭스로 트레이드 됐을 당시에는 쟁쟁한 신예들을 제치고 팀내 1위 유망주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7시즌 통산 308경기 타율 2할1푼8리 21홈런, 99타점으로 기량을 꽃피우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 트리플 A팀인 레노에서 126경기 타율 3할2푼9리 19홈런, 80타점을 기록하며 여전히 마이너 무대가 좁음을 과시하기도 했다.
KT 입단 이전에도 마르테는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각종 타자 지표들을 휩쓸며 경쟁력을 과시했다. 공격력만큼은 현재 외인타자들 중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 복수의 구단 관계자들의 평가다.
수비력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마르테의 수비를 접한 KT 선수들은 수비력과 함께 연습에 임하는 자세를 높이 평가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한국무대에 적응하기 위한 준비자세와 마음가짐도 일품이라는
“워낙 재능이 출중한 선수이기 때문에 적응만 한다면 최고 외인을 노려봐도 될 것”이라는 것이 KT 내부의 기대. 타선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KT의 입장에서도 단연 중심을 잡아줘야 할 선수다.
[on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