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세영 기자] 한국 축구의 레전드인 차범근(62)의 아들이자 대표팀의 ‘맏형’ 차두리(38·FC서울)는 끝내 자신의 마지막 은퇴 경기를 화려하게 장식하지 못했다. 여러가지 면에서 진한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한국은 31일 오후 6시(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홈팀 호주와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에서 전후반 1–1 비겼지만, 연장전반 15분에 결승골을 내주며 1-2로 분패했다.
55년 만에 우승컵, 27년 만에 결승무대, 무실점 우승, 차두리의 마지막 은퇴경기 등 새로운 기념비를 세울 수 있는 요소가 많았던 결승전이었다. 특히 오른쪽 측면에서 맹활약을 선보인 차두리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기에 후배들은 더욱 우승을 원했다.
아시안컵 우승은 아버지인 차범근 위원(A매치 132경기 59골)도 해내지 못한 업적이다. 선수시절 ‘갈색폭격기’로 불렸던 차범근 위원은 1972년 방콕아시안컵 때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해 한국을 결승으로 이끌었으나 결승에서 이란과 연장접전 끝에 1-2로 져 우승을 꿈을 이루지 못했었다. 아쉽게도 차두리 역시 이날 연장전을 극복하지 못해 아버지의 한을 풀지 못했다.
앞서 차두리는 이날 경기에서 그 한을 풀어낼 것으로 기대됐다. 차두리는 대표팀에 복귀해 폭풍질주를 선보이며 결정적인 순간 도움기록을 올렸다. 그는 대표팀의 우승가능성을 높이는 일등공신이었다. 이날도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나서 아버지 차범근 위원을 연상케 하는 질풍 같은 드리블을 선보였다.
14년 전 처음 대표팀에 부름을 받은 이후 A매치 75번째 경기(4골)만에 한국에게 우승트로피를 안길 수 있었던 기회였다. 그러나 연장전반 상대 트로이시에게 골을 허용해 우승문턱에
적지 않은 나이에 대표팀에 복귀한 차두리는 이번 대회에서 후배 선수들을 훌륭히 이끌며 맏형 역할을 잘 수행했다. 자신의 마지막 대표팀 은퇴경기에 선발로 나선 차두리는 아쉽게 대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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