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두산 베어스 마무리 후보 노경은(31)이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 아이러니한 운수 좋은 캠프였다.
노경은은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훈련 도중 타구에 얼굴을 맞아 턱관절 미세골절상을 입고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금이 간 부위에 와이어로 고정을 해놓은 상태. 18일 선수단과 함께 입국해 서울 삼성병원에서 재검진을 받는다.
노경은의 부상은 뼈아프다. 개막전 전력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졌다. 김태형 두산 감독의 마운드 계획에도 큰 차질이 생겼다.
↑ 두산 베어스 투수 노경은이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훈련 도중 타구에 맞아 부상을 당했다. 사진(美 피오리아)=옥영화 기자 |
노경은은 이번 캠프에서 올 시즌 부활을 위해 칼을 갈았다. 독기를 품고 훈련량도 늘렸다. 노경은은 “지금 몸 상태는 좋다. 나에게 의미가 있는 캠프가 될 것”이라면서 “이제 뚜껑을 열어 보는 일만 남았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사실 노경은의 부상 위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5일에도 부상을 당할 뻔한 아찔한 위기가 있었다.
노경은은 투수조 훈련 도중 바로 옆 구장에서 배팅 훈련을 있던 외야수 김진형의 파울 타구에 등과 어깨 부위를 맞을 뻔했다. 전형도 수비코치가 순간적으로 손에 쥐고 있던 배트로 타구를 정확히 막아내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타구에 맞은 배트가 부러질 정도로 강력한 타구였고, 노경은도 깜짝 놀라 바닥에 쓰러졌다.
당시 노경은과 코칭스태프 등 두산의 분위기는 오히려 좋았다. 이번 액땜으로 올 시즌 행운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컸다. 노경은도 “이 배트가 아니었으면 오른쪽 어깨를 맞았을 텐데 이 배트가 날 살렸다”며 기뻐했다. 전 코치도 “노경은을 살린 배트”라며 그 행운의 부러진 배트를 챙겨와 노경은에
그러나 노경은은 운수 좋은 캠프 막바지 라이브피칭 도중 상대 타자의 타구에 얼굴을 맞아 심하게 다쳤다. 꼭 비극적 일상을 아이러니한 기법으로 풀어낸 현진건의 소설 <운수 좋은 날>이었다. 연거푸 누린 행운이 가장 불운한 날로 찾아온 김첨지의 결말. 부상 악재를 맞은 노경은의 올해 진짜 운수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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