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1차 캠프를 마친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는 눈에 띄는 실험을 하고 있다. 바로 박병호(29)를 3루수로 기용하는 것이다.
이번 캠프에서 박병호는 3루수 훈련을 하고 있다. 시즌 중에도 틈틈이 3루수 훈련을 하긴 했다. 하지만 올해는 더 진지하다. 시즌을 앞두고 사전 준비를 철저하게 하는 염경엽 감독은 ‘3루수 박병호’를 플랜 B로 생각하고 있다. 박병호는 LG시절인 2006년 3루수로 출전한 적이 있다. 당시 평가는 좀 야박했다. 송구는 좋지만 타구 처리는 좀 불안하긴 했다.
↑ 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 스타디움 텍사스 볼파크에 스프링 캠프를 차린 넥센 히어로즈가 훈련을 가졌다.넥센 박병호가 김민성과 함께 3루 수비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美 서프라이즈)=천정환 기자 |
물론 3루수 김민성이 부상을 당하지 않는 이상 올 시즌 박병호의 3루 수비를 볼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박병호는 “내가 3루로 나간다면 우리 팀이 약해졌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안 나가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3루수 박병호의 성공가능성도 조심스레 높아지고 있다. 자체 홍백전이긴 하지만 3루수로 출전한 박병호가 짜릿한 손맛을 봤기 때문이다. 박병호는 16일 애리조나에서 열린 홍백전에서 백팀 3루수-4번타자로 출전해 2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1볼넷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1회 1사 1, 2루에서 홍팀 선발 한현희를 상대로 중전 적시타를 날렸고, 4회 선두타자로 나서 하영민에겐 좌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박병호가 3루수비에 대해 겸손하게 말했지만, 현실적으로 3루수 박병호는 선수 자신이나 팀을 위해서라도 매력적인 카드다. 포스팅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강정호(28·피츠버그)에 이어 박병호까지 해외진출을 노린다는 얘기가 솔솔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빅리그에서
일단 마음 편히 임할 수 있는 연습경기에서 박병호 3루수 출전은 합격점을 받았다. 3루수 박병호 카드가 플랜B로 끝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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