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2013-14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박지성(34)이 미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코비 존스(45)에게 감사의 인사를 받았다. 존스는 1992~2004년 A매치 162경기 15골을 기록했다. 164경기는 미국대표팀 역대 최다출전이다.
미국 스포츠 뉴미디어 ‘플레이어스 트리뷴’은 18일(한국시간) ‘미국대표팀 역대 5대 순간’이라는 존스의 기고문을 보도했다. ‘플레이어스 트리뷴’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올스타 14회 경력에 빛나는 데릭 지터(41·미국)가 설립한 매체다. 프로선수 경험이 있는 체육인의 생각을 콘텐츠화하고 있다.
존스는 ‘멕시코와의 2002 한일월드컵 16강(2-0승) 승리’를 미국대표팀 역사상 가장 중요한 순간으로 선정했다. 한일월드컵 8위는 1930 우루과이월드컵 3위 이후 현재까지 미국 최고 성적이다.
“한국에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하는 것으로 글을 시작한다”고 운을 뗀 존스는 “미국 축구 역사상 가장 중요한 순간은 미국 선수만의 힘으로 도출된 결과가 아니다. 한국이 한일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포르투갈을 1-0으로 이기지 않았다면 미국의 다음 라운드 진출은 없었다”면서 “포르투갈 선수가 2명이나 퇴장당했을 정도로 격렬한 경기였다. 박지성의 훌륭하고 멋진 골에 감사를 표한다”고 언급했다.
↑ 박지성(21번)이 포르투갈와의 한일월드컵 D조 3차전에서 선제결승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11번은 세르지우 콘세이상, 위는 포르투갈 골키퍼 비토르 바이아. 사진(인천문학경기장)=AFPBBNews=News1 |
↑ 존스(13번)가 폴란드와의 한일월드컵 D조 3차전에서 파베우 크리샤워비치(뒤)와 공을 다투고 있다. 사진(대전월드컵경기장)=AFPBBNews=News1 |
한일월드컵에서 미국은 1승 1무 1패 득실차 -1 승점 4 D조 2위로 16강 진출했다. 한국과의 2차전에서 1-1로 비겼던 미국은 폴란드와의 3차전에서는 1-3으로 완패했다. 한국이 포르투갈전을 이기지 않았다면 미국의 16강도 없었다. D조 1위로 16강에 올라간 한국도 역대 최고 성적인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포르투갈전에서 박지성의 골이 없었다면 ‘2002년 미국 축구역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월드컵에 대한 이야기’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존스는 “월드컵 같은 단기전에서는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기술적으로 좋은 팀이라고 해도 때로는 약간의 행운도 필요하다”면서 “박지성의 득점과 포르투갈의 잇따른 퇴장이 바로 그때 우리를 도운 것”이라고 독자에게 설명했다.
존스는 1998년 미국축구협회 선정 올해의 축구선수와 미국체육기자단 선정 ‘풋볼 데프리메라’를 석권하기도 했다. ‘풋볼 데프리메라’는 미국축구대표팀 최우수선수에 해당한다.
미국은 2002년 한일월드컵 8위뿐 아니라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골드컵 우승으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존스는 이들대회뿐 아니라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과 그 전신인 ‘킹파드컵’에서 1992·1999년 미국의 3위도 경험했다.
존스와 함께한 미국 성적으로는 1995 코파 아메리카 4위도 빼놓을 수 없다. ‘코파 아메리카’는 남미축구연맹(CONMEBOL) 선수권대회로 미국은 초청국 자격으로 1995년 참가했다.
박지성의 한일월드컵 포르투갈전 선제결승골 영상. 한국의 포르투갈전 승리가 없었다면 미국의 16강 진출은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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