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154km.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구원투수 김강률(27)이 미야자키 캠프 연습경기서 기록한 구속이다. 프로 데뷔 이후 좀처럼 터질 듯 말 듯 가진 재능을 다 보여주지 못했던 김강률이지만, 올해는 한층 더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달라진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두산의 투수 중 자체 청백전과 연습경기서 가장 좋은 구위를 보여주고 있는 투수는 다름 아닌 김강률이다. 김강률은 14일 애리조나에서 열린 두 번째 자체 청백전서 2이닝 동안 4안타를 허용하며 2실점을 했지만 최고구속 154km를 기록하며 3개의 탈삼진도 솎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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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치는 외부 첫 경기서 입증됐다. 20일 미야자키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연습경기서 김강률은 1이닝 동안 2개의 탈삼진을 섞어 퍼펙트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최고구속이 154km에 이르렀을 정도로 묵직한 구위를 자랑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 역시 경기 종료 후 “오늘 경기의 최대 수확은 김강률이다”라며 “자신있게 자기의 볼을 던졌고 구위도 상당히 위력적이었다”고 공개적으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을 정도였다.
사실 비단 연습경기 활약뿐만이 아니라 김강률의 가진 능력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2007년 2차 4라운드 26순위로 입단한 이후 상무에서 병역을 수행하고 돌아와 2011년부터 조금씩 불펜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늘려갔다.
2011년 19경기서 평균자책점 3.91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2012년 30경기, 2013년 17경기 등 1군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좀처럼 완벽하게 자리를 잡지 못했고 2014년에는 14경기서 평균자책점 8.10으로 부진했다. 팔꿈치 부상으로 전반기 동안 제대로 투구를 하지 못했고 후반기 1군에 합류한 이후 기대치만큼의 모습이 아니었다.
꾸준히 부상이 발목을 잡았던 김강률이기에 올해 모습이 더욱 고무적이다. 특히 지난해 팔꿈치 통증의 여파를 상당부분 털어냈다는 점에서 다시 기대를 걸어볼만하다.
최근 두산 불펜에는 이용찬과 홍상삼 정도를 제외하면 재능을 꽃피운 강속구 투수들이 많지 않았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이점을 생각하면 강력한 구위를 바탕으로 타자들을 찍어누르는 유형의 투수는 언제나 매력적이다.
김강률의 성장에 따라 두산 불펜은 다시 막강한 파이어볼러를 얻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피드건에 찍히는 구속이 아닌 실제 활약이다. 김강률이 자신이 가진 재능을 늦게나마 꽃피워 두산의 새로운 강속구 투수의 계보를 이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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