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전주) 이상철 기자] 아쉬움이 컸던 전북 현대의 첫 판이다. 일방적이었던 내용에 비해 0-0이라는 결과는 결코 성에 차지 않는다. 기대가 컸기에 못내 아쉬움도 컸다.
전북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고 나온다. 그렇지만 냉정히 말해 100%를 보여주지 못한 전북이다. 한판에 모든 게 결정되고 드러날 수는 없다. 여전히 K리그 최강이면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후보라는 건 변함없다.
긍정적인 부분을 찾아보자. 분명한 건 지난 4번의 가시와전과는 달랐다. 주도권을 장악한 전북은 시종일관 상대를 몰아붙였다. 가시와가 스리백(3-Back) 전술을 가동해 수비 일변도로 나서며 대놓고 ‘무승부도 괜찮다’는 걸 보였음에도 전북은 거침없이 공격을 펼쳤다.
특히, 전반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맞이한 건 인상적이었다. 두 번의 오프사이드 판정과 한 번의 크로스바 강타 및 골키퍼 선방. 그럼에도 가시와 수비의 간담을 서늘케 했던 전북의 공격이다. 닥공의 색깔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유지했다. 가시와의 수비수 김창수가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라고 토로할 정도였다. 최강희 감독도 전반 45분을 예로 들며 “나쁘지 않은 경기였고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펼쳤다”라며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 전북 현대의 에닝요(녹색 유니폼)은 24일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가시와 레이솔가의 1차전서 가장 빛났다. 사진(전주)=정일구 기자 |
날카로운 킥력으로 전북 공격의 도화선 역할을 하면서 기습적인 슈팅으로 가시와 골문을 위협했다. 가시와가 가장 경계하고 집중수비를 펼쳤던 선수가 에닝요였다. 한 경기로 모든 걸 평가할 수 없지만 뒤집어 그 한 경기로 충분히 기대감을 보여줬다.
실상 기대도 컸지만 우려도 컸다. 에닝요은 어느덧 30대 중반이 됐다. 에닝요의 기량이 출중하긴 해도 세월의 무게 앞에 장사가 없는 법이다. 때문에 그의 복귀 무대는 관심을 모았다. 그런데 달라진 게 없었다. 에닝요는 에닝요였다. 닥공의 중심에 에닝요가 버티고 있었다.
레오나르도의 교체 투입 이전까지 에닝요와 직접적으로 맞부딪혔던 김창수는 엄지를 치켜들었다. 그는 전반 16분 에닝요의 돌파를 저지하려다가 경고를 받기까지 했다.
김창수는 “(내가 대전과 부산에서 뛰던 시절)에닝요와 K리그에서 많이 맞붙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위협적인 선수인건 여전하다. 프리킥도 날카로웠다”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시즌 중반 들어 정상 컨디션을 되찾을 경우, 진짜 실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경계했다.
중동 생활을 마무리 하고 다시 전주성에서 에닝요의 동료가 된 조성환도 호평 일색이다. 조성환은 “2,3년이 지났지만 에닝요는 역시 에닝요더라. 킥이 날카롭고 스피드도 있더라. 워낙 몸 관리를 철저하게 잘 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좋아질 것 같다. 가시와전에서 골만 넣었으면 최고였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군이든, 적군이든 하나같이 칭찬이 쏟아졌다. 그만큼 도드라지게 빛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게 전북이 거둔 가장 큰 소득이기도 하다. 업그레이드된 전북의 닥공 향기를 물씬 풍겼다. 이동국이 가세하면 더욱 파괴력이 넘칠 것이다.
무득점 무승부라는 결과물에 아쉬움을 표하나 에닝요는 만족스러워했다. 점점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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