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브레이든턴) 김원익 기자] 현지에서 지켜 본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현재 입지는 분명 탄탄했다. 주전은 유력했으나 유격수 포지션 확보는 아직은 알 수 없는 상황에 가까웠다.
강정호는 2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브레이든턴 파이어리츠 시티에서 열린 피츠버그의 스프링캠프 공식 훈련을 이틀째 차분히 소화했다. 관심사는 강정호의 선수단 내 입지와 포지션.
현장에서 지켜본 강정호의 비중은 상당히 컸다. 여러 모습에서 강정호가 주전으로 기용될 것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주전 입지는 확고해보였지만 유격수 조디 머서와의 선의의 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사진(美 브레이든턴)=옥영화 기자 |
피츠버그는 현재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멤버를 블랙팀과 골드팀으로 나눠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강정호는 주력 멤버들로 구성된 팀에 속해 훈련을 치르고 있다. 강정호가 속한 블랙팀은 앤드류 매커친, 닐 워커, 스탈링 마르테, A.J 버넷, 게릿 콜 등 부동의 주전 후보들이 대거 포진한 팀이다. 주전과 비주전을 청백팀에 골고루 나누는 국내팀에 비해 훨씬 의중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팀 배분으로 블랙팀은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을 포함한 1군 코칭스태프들이 함께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배팅 조 역시 마찬가지. 올해 선수단 내 비중이 상당한 스탈링 마르테, 코리 하트, 그레고리 폴랑코 등과 함께 짝을 이뤘다.
허들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강정호를 향한 관심도 매우 컸다. 반응 역시 상당히 호의적이다. 그들은 강정호의 훈련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먼저 한국어로 인사를 건네고 항상 상태를 체크하는 등 강정호를 배려하는 인상이 짙게 전해졌다. 향후 활약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여러모로 강정호를 핵심전력으로 고려하며 대우해주는 모습이었다.
▲ 유격수 포지션 확보는 아직 미정
그렇다면 관건인 포지션 문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일단 강정호는 앞서 허들 감독이 “2주간의 시간을 주겠다”고 공언한 것처럼 계속 유격수로 수비에 나섰다. 25일 공식 첫 훈련서 머서, 그리고 멀티플레이어 션 로드리게스와 함께 짝을 이룬 강정호는 26일에도 그대로 이들과 함께 훈련을 치렀다.
훈련 첫날부터 이튿날까지 고정된 포지션에서 허들 감독의 의중을 엿볼 수 있다. 부상 등의 특별한 변수가 없기에 사실상 올해 피츠버그의 유격수 자리는 머서, 로드리게스, 강정호 3명이 나눠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또 하나 주목해 볼만한 것은 포수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볼 수 있는 로드리게스의 수비 이동. 25일 훈련서 로드리게스는 유격수와 2루수를 오가며 수비 훈련을 했다. 26일도 마찬가지였다. 닐 워커를 제외하면 확실한 멤버가 부족한 2루의 백업으로 로드리게스를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 애초에 경쟁자로 여겨졌던 멀티플레이어 션 로드리게스는 현재로서는 키스톤 콤비로 손발을 맞출 가능성이 더 높은 상황이다. 사진(美 브레이든턴)=옥영화 기자 |
아직은 지난해 주전이었던 머서가 앞서가는 형국이다. 이틀 연속 허들 감독은 1루 페드로 알바레즈-2루 닐 워커-3루 조쉬 해리슨-유격수 머서를 같은 로테이션으로 배치해 수비 훈련을 진행했다. 강정호는 1루수 코리 하트-2루수 로드리게스-3루수 핸슨과 짝을 이뤘다. 상대적으로 앞선 멤버들에 비해서 입지가 더 약한 선수들이다.
지난해 활약했던 기존 선수들을 위주로 손발을 맞추게 하고 새롭게 영입된 선수들이 짝을 이뤘다고 볼 수도 있지만 냉정히 말해 아직은 강정호가 머서에 비해 입지에서 앞서는 것은 아니라는 뜻도 된다.
결국 종합하면 애초의 전망대로 올해 강정호가 피츠버그 선수단에서 상당한 기회를 제공 받을 것은 거의 유력해 보인다. 동시에 허들 감독이 보장한 2주의 기간 동안 확실한 경쟁력을 어필해야만 당초의 목표인 유격수로 활약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영상은 강정호 타격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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