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삼척) 전성민 기자] “하태현(21·한국체육대학교)이 웃어?”
순식간에 체육관이 조용해졌다. 윤경신(42) 한국 남자 핸드볼 국가대표 감독의 불호령이 체육관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긴장감이 가득했다.
평소에 선수들과 농담을 주고받는 ‘형님’ 같은 윤경신 감독이지만 훈련 때만큼은 달랐다.
↑ 윤경신 감독. 사진=MK스포츠 DB |
불호령은 슈팅 연습을 하는 중간에 갑자기 떨어졌다. 슛을 넣지 못한 하태현이 웃은 것이 윤경신 감독의 눈에 들어온 것이다. 윤경신 감독은 하태현에게 주위를 준 후 제자리 점프 50개를 지시했다.
이후 선수단의 기합소리는 더욱 커졌다. 윤경신 감독의 세밀한 지적이 이어졌다.
“슈팅을 할 때 좀 더 집중해서 던져라.” “안 돼. 안 돼. 더 정확하게 해야 돼. 완벽한 기회를 만들어서 공격해야 해.” “수비수들은 파울이 없다.” 윤경신 감독은 선수들의 집중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대한핸드볼협회는 지난 2월6일 윤경신 감독의 선임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한국 남자 핸드볼이 어려운 시기에 윤경신 감독은 지휘봉을 잡게 됐다.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부터 가장 최근인 2012 런던올림픽까지 선수로 총 다섯 차례 올림픽에 나섰던 윤경신 감독은 대표팀 선수들과 친근하다. 사석에서 윤 감독은 듬직한 형이다. 그는 분명 ‘형님 리더십’을 갖고 있다.
하지만 훈련 중일 때만큼은 ‘형님’이 아닌 ‘대표팀 감독’ 윤경신이다. 선수들이 잘못했을 때는 따끔하게 쓴 소리를 할 수 있는 리더가 그다.
두산에서 윤경신 감독과 수년간 함께 훈련해 온 정의경(30)은 “감독님의 혹독한 훈련으로 인해 힘들 때도 많다. 하지만 이를 이겨내야 한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오후 3시에 시작된 훈련은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훈련이 종료되자 윤 감독은 다시
대표팀의 막내인 김연빈(18·부천공고)과 박재용(18·대전 대성고)이 인터뷰를 하자 윤 감독은 황급히 체육관을 벗어났다. 그는 “내가 눈에 보이면 선수들이 더 긴장할까봐 자리를 비워줬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감독이 돼 태극마크를 단 윤경신 감독의 심장은 대표 선수 때보다 더욱 힘차게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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