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키나와) 서민교 기자] 넥센 히어로즈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33)가 폭발했다. 묘한 경쟁 관계가 형성된 LG 트윈스 잭 한나한(35)에게 자연스레 시선이 넘어간다.
스나이더는 26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서 3점 홈런과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4타수 2안타 5타점을 기록, 팀의 13-12 승리를 이끌었다. 스나이더의 폭발적인 타격은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가 빠진 넥센 타선의 중심타선 공백을 채우며 기대감을 높였다.
↑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이 고개를 숙인 채 숨을 고르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LG는 스나이더와 계약을 하지 않았다. 한나한은 외야수였고 LG는 내야수가 필요했다. 정규시즌 성적도 확신을 주지 못했다. LG는 새로운 외국인 타자 물색에 나서 메이저리그 베테랑 내야수 한나한을 영입했다. 100만 달러를 투자한 가장 절실했던 3루수였다.
그러나 한나한은 스프링캠프 기간 내내 시원하게 방망이를 휘두르지 못했다. 오키나와 캠프에서 벌어지고 있는 연습경기에도 나서지 못하고 있다. 메이저리그보다 빠른 스프링캠프 시기 탓에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최근에는 종아리 근육통까지 앓았다. 양상문 감독은 “시범경기 전까지 한나한을 출전을 시키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연습경기서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데 무리할 필요가 없기 때문. 한나한은 다음달 7일에 시작하는 시범경기부터 출전을 목표로 두고 있다.
한나한의 늦어진 페이스에 모습이 보이지 않자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144경기로 늘어난 올 시즌을 온전히 버틸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 양상문 감독도 혹시 모를 위기를 대비해 정성훈을 3루수로 출전시키면서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양 감독은 “시즌이 길어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한나한이 빠졌을 때 3루를 맡을 내야수가 부족하다. 혹시 몰라 준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 백업 주인공이 바로 정성훈이다. 최근 연습경기마다 1루수가 아닌 3루수로 출전하고 있다.
지난해 3루 수비를 쉬면서 떨어진 감을 다시 익히기 위한 준비 과정. ‘만약’을 위한 대비이지만, 한나한에 대한 궁금증은 불안감으로 바뀌고 있다.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시범경기가 다가오는데 몸 컨디션이 아직도 올라오지 않았다는 것은 불안 요소다.
스나이더는 넥센 유니폼을 입고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직접적인 비교 대상은 될 수 없지만, 시즌 개막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한나한이 스나이더에 한 발 뒤처져 것은 분명하다. 두 외국인 타자 사이에는 오묘한 경쟁 심리가 흐르고 있다.
↑ 넥센 히어로즈로 유니폼으로 바꿔 입은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 사진=MK스포츠 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