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키나와) 안준철 기자] 체인지업과 200이닝 이상 소화는 SK 와이번스의 에이스 김광현(27)이 올 시즌 잡은 목표다.
김광현은 27일 일본 오키나와 나고시영구장에서 열린 닛폰햄 파이터스와의 연습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오키나와 등판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이날 김광현은 완벽했다. 2이닝 동안 3개의 삼진을 포함해 단 한 타자에게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으며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닛폰햄이 양다이강, 나카타 쇼 등 베스트라인업을 내세웠기 때문에 이날 투구는 더 돋보였다. 투구수는 22개, 최고구속은 149km가 나왔다.
↑ 27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나고 시영구장에서 SK 와이번스와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의 연습경기가 벌어졌다. SK 선발 김광현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日 오키나와)=김영구 기자 |
이날 잡은 삼진 3개는 모두 의미가 있었다. 모두 다른 구종으로 타자를 돌려세웠기 때문이다. 1회 오카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구종은 144km 직구, 요다이칸은 135km 슬라이더, 그리고 2회 마지막 타자 브랜든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공은 올 시즌 비장의 무기로 꺼내든 130km 체인지업이었다.
체인지업은 올 시즌 김광현이 내세운 목표 중 하나. 물론 목표라기보다는 소망에 가까운 성격이다. 김광현도 “체인지업을 던지는 것은 소망이다”라고 밝힐 정도. 아직 실전에서 많이 던지지는 않고 있다. 이날도 4~5개 정도를 던졌을 뿐이다.
그러나 체인지업을 던지는 김광현은 상상만으로도 위력적이다. 김광현은 전형적인 투피치(Two Pitch) 스타일이다.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로도 에이스 자리를 지켜왔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커브를 장착하는데 공을 들인 김광현은 올해는 자신의 경쟁력을 체인지업을 잡은 것이다. 물론 많이 던지지는 않는다. 김광현은 “투구수의 5분의 1정도를 체인지업으로 던지고 있다. 시즌이 개막해서도 테스트는 해보겠지만 좋지 않으면 던지지 않을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그래도 “체인지업을 연습하고 난 뒤 스윙 유도는 처음인 것 같다.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 27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나고 시영구장에서 SK 와이번스와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의 연습경기가 벌어졌다. SK 선발 김광현이 2회말 삼자범퇴로 니혼햄 타선을 막고 밝은 표정으로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日 오키나와)=김영구 기자 |
김광현은 현재 상태에 대해 “아주 좋은 것도, 안 좋은 것도 아닌 적당한 선이다”라고 설명했다. 2010년 193⅔이닝을 던지며 17승7패 평균자책점 2.37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던 김광현이 200이닝 이상을 소화한다면 자신의 최고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높다. 소망과 책임감 속에 김광현의 시즌 준비는 순조롭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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