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키나와) 서민교 기자] 넥센 히어로즈 4번타자 박병호(29)가 실전 무대에서 3루수 자격증을 무난히 따냈다.
박병호는 27일 일본 오키나와 긴 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연습경기에서 처음 3루수로 나섰다. 5회까지 두 차례 땅볼 타구가 박병호를 향했다. 무난한 처리. 특히 2회 무사 2, 3루 위기서 최병연의 타구를 백핸드로 잡아 홈으로 송구해 3루주자 황대인을 태그아웃 시킨 장면에서는 여유가 넘쳤다.
넥센 유니폼을 입은 박병호의 3루 수비는 낯선 광경이다. 넥센 이적 후 1루수로만 나섰기 때문. 프로에서 처음은 아니다. 과거 LG 트윈스 시절에는 3루수 경험이 수차례 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본격적으로 3루수 훈련을 하면서 옛 몸의 기억을 되찾았다.
↑ 지난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를 지켜보고 있는 LA 다저스 스카우트. 사진=천정환 기자 |
염경엽 넥센 감독은 “박병호의 3루 수비를 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정말 자연스럽다며 놀라더라”며 껄껄 웃은 뒤 “지난해부터 연습을 해왔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실 박병호가 3루수 전향을 하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만약에 대비한 카드다. 주전 3루수는 김민성이다. 백업이었던 윤석민이 강정호(피츠버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유격수로 이동하면서 3루 백업 공백이 생겼다. 경기 도중 교체나 부상 등 변수가 생겼을 때 박병호를 활용하기 위한 것. 또 해외 진출 가능성이 있는 박병호의 백업 1루수를 키울 수 있는 포석도 된다.
박병호로서도 나쁘지 않은 기회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준비 과정이 될 수 있다. 1루수 고정보다는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것이 선택의 폭을 넓힌다. 강정호가 유격수를 포함해 2, 3루까지 수비 범위를 넓힌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염 감독도 강정호 뿐 아니라 박병호가 다양한 포지션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3루수’ 박
올 시즌에는 1루가 아닌 핫코너에서도 박병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