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브레이든턴) 김원익 기자] 강정호(28,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피츠버그 입단이 결정됐을 당시만 해도 우려의 시선은 상당했다. 바로 한국 KBO리그와 메이저리그의 수준의 차이. 그리고 많은 자국 리그 출신의 동양인 타자들의 실패 사례를 언급한 우려도 상당했다. 특히 강정호가 유격수가 아닌 3루수나 2루수로 나서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그리고 그런 평가들은 많이 바뀌고 있다. 강정호의 실체를 접한 미국 현지의 시선이 눈에 띄게 부드러워지고 있다.
2년 전 냉정할 정도로 따가웠던 류현진(LA 다저스)의 입단 시기에 비추어 보면 강정호에 대한 여론은 ‘봄볕’처럼 따뜻할 정도다. 현지에서 접한 반응도 매우 호의적이었다. 강정호에 대한 의구심보다는 ‘적응’과 ‘생활’ 모습, 그리고 향후 활약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큰 미국 취재진이었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MLB.com과 피츠버그 홈페이지 메인은 물론, 유수의 많은 언론들이 강정호의 순조로운 캠프 적응과 시범경기 활약상을 호의적으로 다루고 있다.
↑ 강정호는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을 현재 입고 있다고 했다. 타격폼에 대해서는 특별히 의식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강정호의 각오다. 사진(美 브레이든턴)=옥영화 기자 |
메이저리그 주전 입성을 위해 굵은 땀을 흘리고 있는 강정호를 미국 플로리다 브레이든턴 현지에서 MK스포츠가 만났다. 빅리그를 눈앞에 두고 있는 강정호의 심경과 그와 나눈 이야기를 ①편과 ②편으로 나눠 싣는다.
▲자신감 있고 적극적이면서 성실한 태도 때문에 더 좋은 평가가 많이 나오고 있다. 캠프에 와서 정말 긴장은 안했나?
아무렇지도 않고, 긴장도 전혀 안했다면 그건 거짓말이고(웃음), 여기 와서 멘탈 트레이닝을 했는데 어느정도 긴장감은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런 자세(긴장)를 유지하면서 시합을 하려고 한다. 지금은 점점 경기에 출전하면서 긴장감이 풀리는 게 문제가 될 것 같으니(웃음) 이제 더 긴장을 해야 될 것 같다(미소).
↑ 사진(美 브레이든턴)=옥영화 기자 |
그럼요. 그래서 시합할 때는 더 집중해서 보셨을 것 같다. 아무래도 연습은 연습일 뿐이니까, 평상시에는 모르겠는데 시합 때는 기본적으로 배팅을 하고 수비를 하는 그런 부분들을 어떻게 하는지 더 유심히 지켜보는 것이 느껴졌다.
▲레그킥(발을 들었다가 내리면서 타격을 하는 동작)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단순히 많은 아시아타자들과 같은 타격 매커니즘이 아닌 본인만의 특징이 있는데 여기서는 단순하게 보는 시선도 있다.
여기 와서 똑같은 주제로 몇 번을 이야기했는지도 모르겠다. 이곳 미국 타자들도 발을 드는 타격을 한다. 타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폼이 아니다. 각자에게 맞는 스타일이 있다. 그런데 왜 이것이 이렇게 논란이 되는지 모르겠다.
▲ 현지에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강정호 선수의 타격 시 자세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여러 대처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동시에 레그킥이라는 큰 범위의 타격폼에 대해 근본적으로 체인지업 등의 구질에 약점을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단호한 표정으로) 실전 경기서 더 중요한 것은 멘탈, 흔들림 없는 심리 상태와 그동안의 준비다. 얼마만큼 자신의 것에 대해서 확신을 갖고 야구를 하는가에 따라서 결과가 갈린다. 그렇게 흔들림 없이 하는 선수가 야구를 잘하는 선수인 것 같다.
↑ 졸탄 세리머니. 사진(美 더니든)=옥영화 기자 |
20년간 야구를 하면서 타격폼을 디테일하게 의식하면서 야구를 한 적이 없다. 카브레라의 타격폼을 따라하려고 노력해본 적도 물론 없다. 타격을 할 때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은 투수의 공에 평행을 맞춰서 가장 효과적으로 치는 것. 그런 부분밖에 생각을 안 한다. 폼을 세세하게 의식해서 치거나 하지 않았고 가장 내 몸에 맞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찾아갔던 것이다. 앞으로도 나에게 가장 편한 방법으로 할 계획이다.
클린트 허들 감독은 공식 캠프 초기 강정호의 ‘레그킥’ 논란을 확실히 종식시켰다. 그간 강정호가 해왔던 것들을 모두 충분히 존중하겠다는 의견. 한술 더 떠 허들 감독은 “강정호는 지금껏 해왔던 부분들을 바꿀 필요가 없다. 타석에서의 공격적인 접근이 마음에 든다. 혹시 시범경기에서 강정호가 자신감 있게 스윙을 한 이후 삼진을 하더라도 나는 전혀 탓할 생각이 없다. 많은 타자들은 이런 공격성을 배워야 한다”며 언론을 통해 공개 지지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강정호의 생각 역시 같았다. 자신의 것을 지켜, 가장 익숙하고 딱 맞는 ‘옷’을 입고 심리적으로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에서 타석에 들어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일부 미국 언론들의 ‘레그킥’ 논란은 소모적인 이야기였다.
↑ 사진(美 브레이든턴)=옥영화 기자 |
그렇다. 여기 선수들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우승에 대해서 갖고 있는 간절함이나 생각하고 있는 부분들이 비슷한 것 같다. 그래서 올 시즌 더욱 재밌을 것 같고, 그래서 더욱 더 기대가 된다. 우승, 승리에 대한 주문을 또 팀에서 많이 하고 있다.
▲ 빅리그 주전 유격수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이 궁금해 한다. 본인이 스스로의 플레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본다면
특별히 내 플레이에 대해서 평가를 하거나 하고 싶지는 않다. 경기에 집중하고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평소에 그런 생각을 갖고 경기를 하는 편이다.
▲강한 송구능력과 준수한 수비 범위, 좋은 신체능력에 대한 호평이 많은 동시에 일부에서는 적극성에 대해 지적하기도 한다.
일부러 기다렸다가 잡는다거나, 안정적으로 플레이하겠다고 의식하는 부분은 없다. 상황에 따라서 다른 플레이를 하는 것이다. ‘도전적’이라거나 ‘안정적’이라고 범주를 나눠서 플레이 성향을 정하거나 의식하지는 않는다. 몸을 날려야 할 때는 확실히 던지고 여유 있게 받아야 할때는 그렇게 플레이를 한다.
↑ 사진(美 브레이든턴)=옥영화 기자 |
아무래도 한국에서보다는 많이 못 치지 않을까 싶다. (홈구장의) 좌중간 쪽이 굉장히 멀기 때문에...그래도 최대한 내 스윙을 하겠다. 장타가 많이 나오면 좋겠지만 홈런 숫자에 대해서 연연을 하거나 의식은 하지 않고 있다. 부담감을 갖고 있다거나 목표를 따로 잡고 있지 않다.
▲ 끝으로 한국팬들에게 한 마디를 남긴다면.
이제 시즌 들어가니 많이 응원해주시고, 또 부상 없이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 사진(美 브레이든턴)=옥영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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