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닉스) 김재호 특파원]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미국프로풋볼(NFL) 선수가 뇌 손상에 대한 우려 때문에 선수 생활 1년 만에 은퇴를 선언해 이목을 끌고 있다.
어려운 결정을 내린 주인공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라인배커 크리스 보어랜드(25). 그는 17일(한국시간) ‘ESPN’ 프로그램인 ‘아웃사이드 더 라인스’를 통해 공개된 인터뷰에서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 지난해 11월 시애틀 시호크스와의 경기 도중 마숀 린치를 저지하고 있는 보어랜드의 모습. 사진=ⓒAFPBBNews = News1 |
그는 이 결정을 내릴 때까지 가족과 전현직 동료, 전문의들과 상담을 가졌고, 풋볼과 신경변성질환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자료들도 찾아봤다. 그 결과 장기적으로 건강에 해가 될 것이라는 결정을 내렸고, 지난주 포티나이너스 구단에 은퇴 사실을 알렸다.
선수들이 격렬하게 충돌하는 미식축구는 보는 이들에게는 재미를 선사하지만, 선수들에게는 치명적인 뇌 손상을 가져온다. ‘ESPN’에 따르면, 70명 이상의 전직 풋볼 선수들이 뇌 관련 질환을 진단받고 사망했다. 풋볼이 뇌 손상은 물론이고 우울증과 기억 상실 등을 가져온다는 연구도 줄을 잇고 있다.
보어랜드는 위스콘신 대학에서 빅텐 컨퍼런스 올해의 라인베커를 수상하는 등 촉망받던 풋볼 선수였다. 포티나이너스에서도 지난주 은퇴를 선언한 패트릭 윌리스의 뒤를 이을 수비의 핵심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번 은퇴 선언으로 모두 과거가 됐다.
그는 NFL 역사상 30세 이전에 은퇴한 네 번째 선수가 됐다. 선수 생활 자체에 흥미를 잃거나 부상으로 은퇴를 선언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뇌 손상을 우려해 은퇴를 선언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그는 “증세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면 너무 늦는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포티나이너스 구단은 트렌트 발케 단장 이름으로 낸 성명을 통해 “그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예상한 일은 아니지만, 선수의 의사를 따르겠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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