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가장 먼저 기회가 온 것 같다. 즐거운 마음으로 도전하겠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김재환(27)은 올해 선수 인생의 중대한 도전을 한다. 바로 2008년 두산 2차 1라운드 4순위, 포수로 입단한 이후 줄곧 써왔던 포수 마스크를 벗고 내야수 글러브를 끼는 것이다. 가진 잠재력은 익히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팀내 쟁쟁한 포수인 양의지와 최재훈의 그늘에 가려 포수로는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다. 이제 김재환은 1루수로 포지션 전환을 했다.
포지션 변경으로 자리를 그냥 꿰찰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올해 두산의 1루수는 가장 뜨거운 격전지다. 오재일, 오장훈, 유민상, 김재환 4명의 토종 선수들이 경합하고 있는 형국이다.
↑ 사진=천정환 기자 |
2개의 실책을 범하기는 했지만 경험이 없는 선수라는 것을 감안하면 수비도 준수하다는 평가.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생각보다 움직임이 민첩하고 수비도 준수하다”며 김재환의 수비력을 호평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18일 잠실 NC전을 앞우고 만난 김재환은 ‘주전확보’에 대해 “아직 내가 주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장 먼저 기회를 얻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며 “워낙 수비력이 뛰어난 우리 내야진 아닌가. 이런 기회를 얻게 된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기쁘다”며 손사래를 쳤다.
아직은 미숙한 점이 많다는 것이 김재환의 겸손한 대답이었다.
김재환은 일본 미야자키 연습경기에 7차례 나서 타율 4할7리 8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좋은 타격감은 시범경기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김재환은 “타격 성적은 지난해 이맘때쯤이 더 좋았다. 지난해는 홈런도 2개 있었는데, 올해는 아직 홈런이 없어서 아쉽다”며 웃어보였다. 실제로 지난해 김재환은 7경기서 타율 3할3푼3리 2홈런 5타점 7득점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요즘은 매일 연습과 훈련의 연속이다. 김재환은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배워나가고 있다. 간단한 송구하는 동작이나 풋워크등 모든 ‘1루수의 수비 자세’가 몸에 배어날 수 있게 연습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 김재환에게 2루수 오재원과 유격수 김재호는 가장 든든한 멘토이자 동료다. 김재환은 “(오)재원이 형과 (김)재호 형이 항상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수비 동작이나 움직임, 송구 요령 등 하나부터 열까지 세세하게 조언해 주고 있다. 시합 중에도 항상 소통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그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눈에 띄게 밝아진 요즘의 김재환이다. 김재환은 “아직은 미숙한 부분이 많다. 낯선것들 뿐이다. 그런데 그것 자체로도 재미있는
시행착오는 불가피하다. 김재환이 당장 정상급 1루수의 수비력을 보여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다. 다만 김재환이 성공적인 연착륙을 해내면서 자신의 타격 재능을 보여준다면 두산의 내야진은 확실히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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