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1번은 우연일 수 있으나 벌써 2번째다. 공교롭게도 맨체스터 시티가 우승을 한 다음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팀들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준결승에서 전멸했다.
2014-15 챔피언스리그는 2월 18일~3월 19일(이하 한국시간)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16강 1·2차전을 치러 준준결승 진출팀을 가렸다. 그러나 UEFA 프로리그 순위에서 80.391점으로 2위에 올라있는 잉글랜드 클럽은 준준결승에 1팀도 없다.
지난 시즌 EPL 준우승팀 리버풀 FC는 아예 챔피언스리그 16강에도 오지 못했다. 조별리그 B조에서 3위로 UEFA 유로파리그로 이동했으나 거기서도 32강에서 탈락하여 유럽클럽대항전을 마감했다. 그러나 16강에 합류한 맨시티와 첼시 FC, 아스널 FC도 시간의 차이가 있었을 뿐 고배를 마신 것은 똑같다.
EPL 디펜딩 챔피언 맨시티는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FC 바르셀로나에 합계 1-3으로 준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2013-14 EPL 3위이자 현재 선두인 첼시는 파리 생제르맹(PSG)과의 16강에서 합계 3-3 및 원정골 1-2로 떨어졌다. 아스널은 AS 모나코에 합계 3-3 및 원정골 2-3으로 밀렸다.
↑ 맨시티의 다비드 실바(왼쪽)가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원정 2차전에서 경고를 받고 있다. 사진(스페인 바르셀로나)=AFPBBNews=News1 |
↑ 조제 모리뉴(오른쪽) 첼시 감독이 PSG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홈 2차전에서 격분하고 있다. 사진(잉글랜드 런던)=AFPBBNews=News1 |
↑ 아스널 팬들이 모나코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원정 2차전에서 득점이 무산되자 안타까워하고 있다. 사진(모나코 공국)=AFPBBNews=News1 |
↑ 리버풀 주장 스티븐 제라드(오른쪽)가 바젤과의 챔피언스리그 B조 홈 6차전에서 16강 좌절이 확정되자 조던 헨더슨(왼쪽)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잉글랜드 리버풀)=AFPBBNews=News1 |
1997-98시즌부터 18년 동안 챔피언스리그 8강에 하나 이상의 EPL 팀이 포함된 시즌이 16번이나 된다. 반대로 말하면 EPL의 챔피언스리그 8강 전멸 확률은 18시즌 동안 11.1%에 불과했다는 얘기다.
하필이면 2번 모두 맨시티의 EPL 우승 다음 시즌이었다. 맨시티는 잉글랜드 1부리그가 EPL로 개칭된 1992-93시즌 이후 2차례 정상에 등극했다. 2011-12시즌 창단 후 처음이자 잉글랜드 1부리그 통산 3번째 우승의 감격을 누린 맨시티. 그러나 2012-13 챔피언스리그 D조에서 최하위인 4위로 유로파리그 32강 진출권마저 얻지 못하는 망신을 당했다.
2011-12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첼시도 2012-13시즌에는 E조 3위로 유로파리그로 밀리고 말았다. 이를 전화위복으로 삼아 유로파리그를 제패, UEFA 주관대회 2년 연속 우승의 위업을 달성하긴 했으나 디펜딩 챔피언의 조별리그 탈락은 챔피언스리그 역대 처음일 정도로 이례적이었다.
맨시티와 첼시뿐 아니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널도 2012-13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실패를 맛보았다. 맨유는 16강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만나 합계 3-2로 졌다. 아스널은 뮌헨과의 16강에서 합계 3-3 및 원정골 2-3으로 준준결승 진출권을 내줬다. 뮌헨은 아스널을 이긴 여세를 몰아 우승까지 차지했다.
지난 시즌 맨시티는 EPL 2번째이자 잉글랜드 1부리그 4번째 정상에 올랐다. 다시금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EPL 팀은 자취를 감췄다. 특히 아스널은 맨시티 리그 우승 다음 시즌에 득점합계는
물론 설령 맨시티가 액운을 몰고 다닌다고 해도 리그 다른 팀의 부진까지 책임질 필요는 없다. 그러나 EPL 우승팀 자격으로 임한 챔피언스리그에 2번 모두 8강에도 가지 못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다음 디펜딩 챔피언 시즌에는 대외적인 책임감을 좀 더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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