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로이 호지슨(68) 감독이 최근 유럽 리그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잉글랜드 클럽들과 선수들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표현했다.
호지슨 감독은 22일(한국시간)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 나선 잉글랜드 클럽들을 거론할 때 솔직히 '잉글랜드 출신'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는다"며 "기껏 해봤자 제임스 밀너(맨체스터 시티), 게리 케이힐(첼시), 대니 웰벡(아스널) 정도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잉글랜드 클럽들이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하지 못해 대륙별 순위가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지만 나는 그런 클럽에서 뛰는 잉글랜드 선수들의 숫자가 점점 줄어드는 게 더 걱정"이라고 강조했다.
↑ 로이 호지슨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이 최근 유럽 무대에서 부진에 빠진 잉글랜드 클럽과 선수들에 대해 걱정했다. 사진= 피파 공식홈페이지 |
세계 최고의 리그 중 하나라고 자부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부분이다.
여기에 호지슨 감독은 더 나아가 유럽 리그에 출전하는 소위 프리미어리그 빅클럽 내에서도 잉글랜드 국적의 선수가 주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한탄에 가까운 말을 했다. 그는 "가끔 사람들이 잉글랜드 클럽마다 8~10명의 잉글랜드 출신 선수들이 뛰는 것처럼 생각하고 질문을 한다"며 "하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 기껏 해봤자 팀마다 3~5명의 잉글랜드 출신 선수가 있을 뿐"이라고 아쉬워했다.
특히 "UEFA 챔피언스리그 수준의 경기를 보는 게 즐겁지만 지켜볼 (잉글랜드 출신) 선수가 별로 없다"며 "첼시나 맨체스터 시티가 바르셀로나와 맞붙을 때면 솔직히 2∼3명의 선수만 본다. '제임스 밀너는 잘하나, 조 하트는 컨디션이 좋나'라는 생각 밖에 안 한다"고 씁쓸해했다.
이어 "게다가 잉글랜드 출신 골키퍼도 별로 없다. 20개 프리미어리그 팀 가운데 잉글랜드 출신 선수는 단 5명뿐이다. 나머지는 전부 외국인이어서 조 하트가 잘해주는 게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와는 반대로 호지슨 감독을 즐겁게 만든 선수도 있다. 바로 잉글랜드 공격수의 신성 해리 케인(23·토트넘)이다. 최근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
이에 호지슨 감독은 그의 살인적인 경기 스케줄을 걱정하며 토트넘 홋스퍼가 5월 말에 예정된 시드니 FC와의 호주 원정경기에 케인을 데려가지 말 것을 요구했다. 그는 “내가 이해할 수 있는 호주 원정은 단지 마케팅을 위한 경기”라며 장거리 원정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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