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개러스 베일(26·웨일스)은 소속팀 간판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0·포르투갈)를 우상으로 여기는 것으로 유명했다. 둘은 2013-1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2014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우승을 합작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채 2시즌도 되지 않아 이상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어쩌면 베일만의 짝사랑이었기에 예고된 파국이었을지도 모른다.
↑ 베일(왼쪽)과 호날두(오른쪽)가 바르셀로나와의 라리가 원정 대비 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진(스페인 마드리드)=AFPBBNew=News1 |
↑ 호날두(왼쪽)와 베일(오른쪽)이 바르셀로나와의 라리가 원정 대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스페인 마드리드)=AFPBBNew=News1 |
레알은 2013년 9월 1일 이적료 9400만 유로(1130억7636만 원)에 베일을 영입했다. 입단 후 83경기 38골 27도움. 경기당 80.8분을 뛰었고 90분당 공격포인트는 0.87이다.
라리가로 한정하면 52경기 27골 18도움이 된다. 레알 통산 기록과 비교하면 베일의 출전시간은 거의 같으나 공격포인트 빈도는 90분당 1.09배 높다.
이처럼 베일이 다른 대회보다 리그에서 더 잘하는 와중에도 27골 중에서 호날두의 도움은 단 2번에 불과하다. 반면 베일의 18도움 중에서 호날두의 득점은 9골로 50%나 된다.
피드백이 없는 일방적인 감정은 쉽게 질리기 마련이다. 베일도 더는 호날두의 조력자를 자처하지 않고 있다. 아틀레틱 클루브와의 2014-15 라리가 7라운드 홈경기(5-0승)에서 호날두의 2골을 도운 것이 리그에서 마지막 도움 제공이다. 어느덧 출전일 기준으로 169일째 호날두와의 연계가 끊겼다.
라리가만이 아닌 모든 공식경기로 범위를 넓히면 베일은 클럽월드컵과 코파 델레이에서 호날두에게 1도움씩 하기는 했다. 그러나 이전까지 리그 도움의 절반이나 차지할 정도로 ‘호날두 도우미’였던 모습은 이미 사라졌다. 모든 대회를 기준으로 해도 어느덧 67일의 냉랭함이다. 물론 169일이든 67일이든 호날두가 베일의 골을 도운 적은 없다.
호날두와 베일은 이적료 9400만 유로에 레알로 입단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프로축구 역대 최고액영입 공동 1위에 해당한다. 자존심이 강하고 지기 싫어하는 것이 도가 지나치다는 평판까지 있는 호날두가 베일의 짝사랑을 온전히 받아들이긴 무리였을지도 모른다.
최근 베일은 라리가 8경기를 모두 풀타임으로 소화했음에도 공격포인트는 2골이 전부일 정도로 부진하다. 그러나 호날두에게 자신의 골만이 아닌 베일의 침체까지 챙겨주는 포용력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호날두-베일과 메시-네이마르 비교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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