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양상문(54) LG 트윈스 감독이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가장 먼저 정한 타순은 ‘빅뱅’ 이병규(32‧7번)이다.
양 감독은 미국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 당시 “우리 팀의 4번 타자는 이병규로 고정”이라며 일찌감치 결정을 내렸다. 이병규도 “개막전부터 내 자리가 확정된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라고 반겼다.
양 감독은 지난 시즌 도중 LG의 지휘봉을 잡았다. 이때부터 이병규를 4번 타순으로 배치해 믿고 썼다. 이병규는 양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정규시즌 116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6리, 16홈런 87타점을 기록했다.
↑ 2015 KBO리그 개막 미디어데이에 처음 참석한 LG 트윈스 이병규(7번). 사진=천정환 기자 |
이병규를 향한 기대감은 올해 더 커졌다. 이병규는 시범경기 10경기에서 타율 2할6푼3리를 기록했으나 홈런 2개를 터뜨리며 OPS(장타율+출루율) 1.049를 찍었다.
이병규는 프로 데뷔 처음으로 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 팀의 야수 대표선수로 참가했다. 양 감독의 적극적인 추천이 한 몫 했다. 이병규는 말수가 적다. 성격도 내성적이다. 공식적인 기자회견을 제외하면 취재진과의 인터뷰도 거의 하지 않는다. 스타일만 놓고 보면 ‘미디어데이형 선수’가 아니다.
그러나 양 감독은 이병규의 등을 떠밀었다. 양 감독은 “4번 타자는 팀의 얼굴이다. 이병규 스스로도 팀의 중심이라는 마인드를 갖고 준비를 해야 한다. 필요할 땐 팬들 앞에도 서야 한다”며 이병규에게 ‘신비주의 금지령’을 내렸다.
이병규의 첫 미디어데이 자리는 어색했다. 하지만 노력의 흔적이 엿보였다. 이병규는 “감독님이 4번 타자로 믿어주시는 만큼 책임감을 갖고 보답해드리고 싶다”며 “우승이라는 두 글자를 머리에 새겨서 야구장에서 보여드리겠다”고 짧고 굵은 각오를 밝혔다.
양 감독은 이병규에게 최소 20개에서 최대 30개 이상의 홈런을 기대하고 있다. 양 감독은 “이병규에 대해 전혀 의심을 하지 않는다. 작년보다 더 잘할 것”이라고 강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이병규 역시 “지금까지의 나를 만들어준 LG에 영원히 남고 싶다”며 팀의 상징인 4번 타자로서 확실한 멘트를 남겼다.
LG는 28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KIA 타이거즈와 2015 KBO리그 공식 개막전을 치른다. LG의 선발투수는 헨리 소사. 이날 4번 타자로 나설 예정인 이병규의 방망이는 챔피언스필드의 외야 담장 너머를 겨냥하고 있다.
↑ 시범경기에서 홈런을 친 이병규(7번)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는 양상문 감독. 사진=MK스포츠 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