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이상철 기자] 아직도 꿈만 같다. 모든 게 신기하다. 그렇지만 현실이다. 그리고 나아가 더 신기하고 꿈에 그리던 일이 펼쳐지게 됐다. 생애 첫 A매치, 그 데뷔 무대 출연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5일부터 대전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선수단 규모는 어느 때보다 조촐하다. 김진수(호펜하임)의 부상 낙마와 차두리(서울), 김은선(수원)의 미합류로 딱 20명이다.
소집에 응한 태극전사 가운데 A매치 경험이 없는 건 이재성(전북)과 정동호(울산)다. 둘은 지난해 12월 제주도 전지훈련에 이어 슈틸리케 감독의 두 번째 부름을 받았다. 그러나 3개월 전에는 K리거를 중심으로 했다. 오는 8월 열리는 동아시안컵을 겨냥한 옥석 가리기에 가까웠다. 진짜 경쟁 무대에 오른 셈.
↑ 이재성은 지난 25일 축구 국가대표팀 소집 이후 실시한 두 번의 훈련에서 가장 눈에 띈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사진(파주)=김영구 기자 |
대표팀은 지난 26일 훈련에서 공격 전술 훈련을 가다듬었다. 미니게임을 가졌는데, 이재성과 정동호는 녹색 조끼를 입었다. 손흥민(레버쿠젠), 기성용(스완지 시티), 박주호(마인츠), 남태희(레퀴야), 이정협(상주), 김주영(상하이 상강) 등 주축 선수들과 한 팀을 이뤘다.
이재성과 정동호는 활기차면서 저돌적인 돌파로 슈틸리케 감독의 주문을 잘 이해하고 수행했다. 정동호는 오른 측면에서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잇달아 점수를 따기도 했다. 정동호는 미니게임 초반 녹색 조끼를 입지 않았다가 이 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당당히 팀을 옮겼다.
이재성이 화려한 발재간으로 3,4명을 제친 건 이날 훈련의 하이라이트였다. 이를 지켜 본 슈틸리케 감독이 곧바로 “굿”을 외치기도 했다. 주눅 들지 않고 자신만의 강점을 살리면서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은 셈이다.
꿈같은 일이 계속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태극마크에 이어 A매치 데뷔에도 한 발짝 다가섰다. 오는 27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우즈베키스탄전에 기회가 찾아올 가능성이 커졌다.
↑ 정동호는 지난 25일 축구 국가대표팀 소집 이후 실시한 두 번의 훈련에서 가장 눈에 띈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사진(파주)=김영구 기자 |
사실상 슈틸리케호에서의 ‘제대로 된’ 첫 훈련 소화였다. 그리고 강렬한 인상까지 심어줬다. 꿈이 현실로 이뤄지는데, 한 걸음 또 한 걸음 다가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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