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울산) 서민교 기자]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통합우승은 언감생심 꿈꾸지 않았다. 시즌 목표는 6강 플레이오프(PO) 진출이었고, 우승에 대한 마음은 비우고 시작한 시즌이었다.
상황이 그랬다. 유 감독은 인천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맡으며 비시즌을 통째로 비웠다. 또 시즌 개막 직전 주축 외국인선수였던 로드 벤슨을 퇴출시키고 대체 외국인선수로 아이라 클라크를 급조했다. 함지훈과 이대성은 부상 후유증으로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었다.
그러나 모비스는 26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4강 PO 5차전에서 창원 LG를 78-67로 이기고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챔프전 진출을 이뤄냈다. 프로농구 역대 최다인 9회 챔프전 진출 대기록도 작성했다.
↑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 사진=KBL 제공 |
이날 경기는 만족했다. 노림수는 체력전이었다. 유 감독은 “오늘 수비가 굉장히 잘됐다. 전반에 문태종을 비롯해 주축 선수들을 지치게 만들어 후반에 승부를 보려고 했다. 문태영과 함지훈의 시간 조절이 잘 되면서 공격에서도 효과를 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유 감독은 5차전을 앞둔 위기 상황에서도 선수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유 감독은 “큰 경기를 많이 한 선수들이라서 자기들이 알아서 할 것이라 믿었다”며 선수들에게 맡겼다.
유 감독은 투혼을 펼친 LG 선수들에게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유 감독은 “김시래 뿐만 아니라 LG 선수들 전체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며 “퐁당퐁당 경기를 하면서 저렇게 뛰어다니는 것은 정신력이다. 메시 한 명으로 여기까지 온 것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고 격려했다.
모비스는 29일 울산 홈에서 챔프전 1차전을 갖는다. 아직 상대 팀은 정해지지 않았다. 원주 동부와 인천 전자랜드의 최종 5차전 승리 팀과 맞붙는다. 유
이어 유 감독은 “여기까지 왔으니 이젠 마음을 비울 수 없다”며 사상 최초 3년 연속 PO 우승을 위한 마지막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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