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울산) 서민교 기자] 우려가 현실이 됐다. 결국 프로농구 역대 최소 관중 기록으로 남았다. 평일 오후 5시에 농구 경기를 보러 올 수 있는 관중은 적었다.
3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모비스와 원주 동부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 팬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이날 챔프전을 보기 위해 찾은 관중은 총 3028명. 프로농구 출범 이후 역대 챔프전 평일 입장관중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프로농구 역대 최소 관중 기록은 원년인 1997시즌 나래와 기아의 챔프전 4차전(화요일) 2950명. 2위가 같은 시리즈 3차전(월요일) 3009명이었다.
↑ 울산 모비스와 원주 동부의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성난 울산 농구팬들이 KBL을 비판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울산)=서민교 기자 |
또한 1997시즌 챔프전은 3, 4차전은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개최됐다.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은 입장관중 규모(약 3400명)의 체육관이다.
이날 울산 챔프전 2차전은 오후 5시에 경기가 시작됐다. 직장인을 비롯해 학생들도 농구를 보러 오기 힘든 시간이다. 지상파 TV 중계로 인해 경기 시간이 오후 7시에서 오후 5시로 변경되면서 벌어진 예고된 결과다.
현장에서는 “관중 3000명을 넘긴 것만으로 대단하다”는 반응이다. 모비스 구단은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기 위해 발로 뛰며 관중 유치를 위해 애를 썼다. 특히 구본근 운영과장은 울산 지역 내 관공서와 초‧중‧고교를 돌며 홍보 활동을 벌였다. 그 노력의 결과가 3000명을 넘겼다는 관측.
챔프전에서 무료 관중을 유치하기 위해 구단이 발 벗고 나섰다는 것 자체가 안타까운 현실이다. 모비스 일부 팬들 가운데는 KBL의 무능한 행정 능력을 비판하며 ‘무관중 운동을 벌이자’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모비스를 향한 팬심이 체육관의 ⅔를 채웠다.
그러나 KBL은 성난 팬을 등지고 이해만 구하고 있는 입장이다. 그 어떤 공식적인 사과 공문이나 제스처도 취하지 않고 있다. 현장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치솟고 있느데 챔프전을 주관해야 할 KBL이 뒷짐만 쥐고 탁상행정만 하고 있는 셈이다.
관중 1명이 부족한 가운데 김영기 KBL 총재는 챔프전 1, 2차전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 총재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KBL센터에서 지상파 TV 중계로 챔프전을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비스는 홈 어드밴티지가 없는 악조건을 딛고 동부를 상대로 83-65, 역전승을 거뒀다. 시리즈
한편 이날 열릴 예정이던 프로야구 정규시즌 3경기(문학‧대전‧마산)는 우천으로 취소됐다. 오후 7시 경기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면 케이블 방송 채널을 통해 생중계가 가능했던 상황. 하늘도 무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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