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이상철 기자] ‘국가대표’ 차두리(서울)의 76번째이자 마지막 A매치가 끝났다. 월드컵 4강 신화, 원정 월드컵 첫 16강, 그리고 27년 만에 아시안컵 준우승까지. 2000년대 이후 한국축구가 크게 웃을 때마다 함께 했던 ‘영웅’이 그렇게 떠났다.
차두리를 위한 가장 값진 선물은 특별 제작 유니폼과 골든슈, 공로패, 승리도 아닌 팬의 사랑이었다. 전반 43분 차두리가 그라운드 밖으로 나가자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은 큰 박수와 함께 “차두리”를 연호했다. 하프타임에는 ‘차두리 고마워’라는 헌정 영상이 상영됐고 차두리는 마이크를 잡고 다시 한 번 팬의 큰 사랑에 감사함을 표했다.
↑ 차두리(오른쪽)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 평가전을 끝으로 정들었던 태극마크를 내려놓았다. 사진(상암)=김영구 기자 |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하루 전날 “팬도 이번 기회에 ‘레전드’를 떠나보내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뒤집어 선수도 팬을 어떻게 떠나보내야 하는 지, 그 방법을 몸소 실천한 ‘선배’ 차두리였다.
이벤트성이 짙은 경기였다. 적어도 차두리가 교체 아웃될 때까지는. 그렇지만 차두리는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차미네이터’라는 별명처럼 오른 터치라인에서 멈추지 않고 뛰고 또 뛰었다. 모든 연료를 태워 달리는 듯 했다. 그의 플레이에 팬은 환호했다.
차두리는 행복한 축구선수였다. 2001년 11월 태극마크를 단 이후 13년 143일 동안 국가대표로 활동했다. 그 오랜 시간동안 팬의 사랑을 받았다. 2002 한일월드컵(4강),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16강), 2011 카타르 아시안컵(3위), 2015 호주 아시안컵(준우승) 등 한국축구가 가장 빛날 때마다 함께 했다.
↑ 차두리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 평가전을 끝으로 정들었던 태극마크를 내려놓았다. 사진(상암)=김영구 기자 |
그 큰 사랑에 차두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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