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불타버린 숲에서 새싹이 돋듯, ‘부상의 악령’이 쓸고 간 텍사스 레인저스에도 희망이 돋고 있다.
텍사스는 지난 시즌 어려운 시기를 맞았다. 마치 전염병처럼 부상이 클럽하우스에 퍼져나갔다. 무려 27명의 야수와 37명의 투수가 메이저리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막판에는 론 워싱턴 감독마저 불미스러운 일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결과는 최종 성적은 67승 95패, 아메리칸리그 서부 지구 최하위였다.
그리고 2015년, 텍사스는 스프링캠프에서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제프 배니스터 신임 감독은 캠프 첫 날 “우리라고 안 될 게 뭔가(Why not us)?”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 제프 배니스터 감독의 텍사스는 2015년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사진= MK스포츠 DB |
건재한 중심 타선, 그리고 새얼굴들
텍사스는 주전 우익수 알렉스 리오스가 떠났지만, 나머지 타자들은 건재하다. 배니스터 감독은 아드리안 벨트레, 프린스 필더, 추신수, 미치 모어랜드를 ‘중심 타자 그룹’으로 분류하고 캠프 기간 이들을 특별히 관리했다. 추신수와 모어랜드에게는 이례적으로 캠프 중간 3일 휴식을 줬다.
추신수가 한때 왼팔 삼두근 통증으로 주춤했지만, 검사 결과 큰 이상이 밝혀지지 않으며 캠프 막판 충분한 타석을 소화했다. 벨트레, 필더, 모어랜드도 정상적인 캠프를 소화했다.
남은 고민은 유격수 엘비스 앤드루스다. 캠프 초반 무릎 부상으로 시범경기에 나서지 못한 그는 막판에는 허리 통증으로 또 다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배니스터 감독은 그를 ‘골드글러브 후보’라고 칭했지만, 건강했을 때 얘기다.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주전 좌익수, 백업 외야수 경쟁에서는 젊은 선수들이 승리했다. 라이언 루아, 제이크 스몰린스키가 베테랑 외야수 라이언 루드윅, 네이트 쉬어홀츠를 밀어내고 각각 주전 좌익수와 백업 외야수 자리를 꿰찼다.
이들은 지난 시즌 주전들의 연쇄 부상으로 메이저리그 승격 기회를 얻었던 선수들이다. 루아는 28경기에서 109타석에 들어서 타율 0.295 OSP 0.740, 스몰린스키는 24경기에서 92타석에 들어서 타율 0.349 OPS 0.903으로 좋은 성적을 남겼다.
그리고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도 배니스터 감독의 눈도장을 받는데 성공했다. 이들을 지켜 본 추신수는 “재능 있는 선수들이기에 로스터에 합류했다고 생각한다. 작년에도 같이 있었지만, 도움이 많이 될 거 같다”고 평했다.
↑ 텍사스는 지난겨울 요바니 가야르도를 영입, 선발층을 강화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다르빗슈의 이탈, 그러나 희망은 있다
마운드에서는 큰 손실이 있었다. 팀의 에이스 다르빗슈 유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일명 토미 존 수술)을 받으면서 2015시즌 전체를 이탈했다. 지난해 목, 팔꿈치 등의 부상으로 이상 조짐을 보였던 것이 드디어 탈이 난 것.
3년간 545 1/3이닝을 던지며 83승을 거둔 선발의 공백은 치명적이다. 그럼에도 배니스터는 “우리 선발진에 대해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배니스터의 말처럼, 텍사스 선발진은 생각처럼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다. 지난 시즌 무릎 부상을 당했던 데릭 홀랜드가 복귀했고,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에이스 역할을 하던 요바니 가야르도가 합류했다.
로테이션 후반부도 강하지는 않지만, 해볼만 하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지난 시즌 부상에서 복귀, 170 1/3이닝을 던져 준 콜비 루이스는 스프링캠프가 거듭할수록 좋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닉 마르티네스는 앤소니 라나우도, 닉 테페시를 밀어내고 5선발 자리를 차지했다. 로스 디트와일러는 불안 요소다. 2012년 164 1/3이닝을 던진 것이 최다 이닝인 그가 풀타임 선발로 버텨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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