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서민교 기자] 위기의 봉중근(35‧LG 트윈스)이 시즌 초반 부진을 씻어내기 위해 자책 대신 각오를 다졌다.
봉중근은 8일 대전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앞서 더그아웃에 모습을 드러냈다. 예상과 달리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활짝 웃는 얼굴로 나타난 봉중근은 “아, 울고 싶다”라고 외마디 말을 던지며 민망한 듯 웃어 넘겼다.
봉중근은 올 시즌 마무리 전환 이후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다. 개막 4경기에서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04의 성적표를 받았다. 말 그대로 최악이다. 지난 7일 한화전에서도 3-3으로 맞선 연장 11회말 마운드에 올라 안타 3개와 볼넷 1개를 내주며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 LG 트윈스 마무리 투수 봉중근의 환한 미소를 언제쯤 마운드에서도 볼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
그러나 봉중근은 베테랑 중의 베테랑. 이런 위기를 충분히 극복해 낼 수 있는 선수다. 봉중근은 “몸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결국 내가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고 왼 주먹으로 가슴을 툭툭 쳤다. 지금까지의 부진을 스스로 떨쳐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양상문 LG 감독도 봉중근에 대한 신뢰에 변함이 없다. 양 감독은 봉중근의 마무리 보직에 대해 “앞으로도 내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잘라 말한 뒤 “봉중근에게 휴식을 준다고 해서 대안도 없다. 다른 답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봉중근을 믿고 가야 한다”고 밝혔다.
양 감독은 전날(8일) 한화전 봉중근의 부진에 대해서도 이유 있는 변명을 내놨다. 양 감독은 “감독으로서 선수를 보호하려는 말이 아니라 봉중근은 9회 등판하기 위해 준비를 했다가 20~30분을 추위 속에 대기했다”며 “봉중근은 특히 몸
이어 양 감독은 “봉중근이 심리적으로 부담도 있을 수 있지만, 휴식을 줄 정도까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9회말 마운드에 오른 봉중근의 환한 미소와 포효를 언제쯤 볼 수 있을까. 흔들렸던 봉중근이 마음의 짐을 하나씩 덜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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