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15일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김기태 감독은 우천순연에 대해 ‘하늘의 뜻’이라고 했다. 하루 전날 LG 트윈스와의 잠실경기가 비 때문에 우천 취소된 것에 대한 소감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하늘이 점지해둔 탓에 ‘빅카드’가 다시 성사됐다. 에이스 카드를 뒤로 미룰 수는 없는 법. KIA는 양현종을 예정대로 15일에 내세웠다. 14일 등판 예정이었던 임기준이 뒤로 밀렸다. LG 또한 소사를 고수했다. 지난달 28일 개막 매치업과 같다.
1라운드는 양현종의 판정승. 야수진의 도움을 받으며 7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텼다. 반면, 소사는 불운했다.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7회 이범호에게 결승 홈런을 얻어맞는 등 2실점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 KIA의 양현종이 15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해 4회 만루 위기를 초래하자 긴장하고 있다.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
김기태 KIA 감독도 품에 안은 양현종을 높이 들었다. 지난 9일 NC전서 제구 난조로 부진했지만 여전히 으뜸이라고 했다. 김기태 감독은 “서서히 페이스가 올라갈 것이다. 워낙 자기관리는 잘 하는 투수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한 번의 투수전이 예상됐다. 그러나 그 전망은 깨졌다. 기대가 사라진 건 LG였다. 18일 전처럼 소사의 위력적인 공에 얼어붙었던 KIA 타선이 아니었다. 아니, 소사의 공이 18일 전처럼 묵직하지 않았다. KIA 타자들의 배트에 닿으면 공은 빨래줄 같이 뻗어갔다.
첫 타자 김주찬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시작해 불안하더니만, 3회 이후 급격히 흔들렸다. 이성우, 최용규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하다니 김주찬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다. 무사 만루 위기에서 나온 건 어이없게도 ‘포일’. 포수 최경철이 공을 못 잡고 뒤로 흘린 사이, 주자가 한 베이스씩 진루했다. 이어 필의 2타점 적시타까지 터졌다.
4회에도 안타 4개(2루타 2개 포함)를 맞고서 추가 2실점으로 총 5점 내준 한 소사는 5회까지만 책임진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깨끗한 설욕은 없었다.
↑ 15일 잠실 KIA전에 선발 등판한 LG의 헨리 소사가 잇단 실점으로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
그러나 양현종 또한 매 이닝 안타를 맞으며 위태로웠다. 1회와 2회 연속 병살 유도로 위기를 넘겼지만 3회와 4회는 아니었다. 특히, 4회가 아쉬웠다. 1사 후 제구가 안 잡히며 안타 1개와 볼넷 2개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양석
소사가 더욱 부진했기에 상대적으로 감춰졌다. 또한, 수비 도움도 받았다. 여기에 최근 LG 타선이 침체에 빠져있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빅카드’라더니, 기대만큼의 명품 투수전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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