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현재는 대안이 없었던 서건창의 ‘플랜B’다. 하지만 김민성(넥센)을 향한 내부의 기대는 골든글러브 2루수까지 바라 볼만큼 신뢰가 두텁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15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김민성을 오는 광주 KIA전부터 선수단에 합류시켜 몸 상태를 지켜보고 출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염 감독은 “금요일(17일)에 뛰고 스윙하는 것을 보고 추후에 2군에서 경기를 더 치를지, 1군에서 대타로 먼저 출전할지에 대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일 김민성은 목동 SK전을 앞두고 발목 부상으로 1군 엔트리서 말소됐다. 계획보다는 복귀 시점이 다소 늦춰졌지만 보다 완벽한 복귀를 위한 배려에 가깝다. 그러면서 염 감독은 “복귀하면 2루수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기용 계획을 알렸다.
↑ 사진=MK스포츠 DB |
김민성의 포지션 변경은 무리가 없다. 지난해 골든글러브 3루수 후보에도 뽑힐 정도로 맹활약한 김민성의 프로 입단 이전 주포지션은 유격수였다. 하지만 프로에 들어와서는 2루수도 자주 소화했다. 앞서 서건창이 깜짝 등장했던 2012년 초 캠프 넥센의 주전 2루수 포지션은 김민성의 차지였다. 그러다 서건창이 2루에서 자리를 잡으면서 김민성이 자연스럽게 3루수가 된 것이었다.
그렇다면 김민성은 단순히 서건창의 ‘플랜B’일까. 일단 서건창의 공백을 메우는 것은 쉽지 않았다. 염 감독은 “공백이 느껴진다기보다 애초에 서건창의 플랜B는 없었다. 캠프 때부터 가장 고민했던 포지션이 리드오프이자 2루수로 서건창이 맡고 있는 역할이었다. 우리에게는 사실상 대안이 없었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그래서 결정한 김민성의 2루수 복귀이기도 했다. 염 감독은 “김민성이 어떻게 잘 복귀하는지가 중요하다”라면서도 “개인에게도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가지 포지션을 모두 잘 소화할 수 있다면 개인에게도 득이라는 견해. 나아가 염 감독은 “(김)민성이가 지난해 정도로 올라온 타격 실력을 유지하면서 2루수로 안착한다면 골든글러브도 불가능하지 않다”며 “포지션의 희소성을 봐야 한다. 강정호의 경우를 보더라도 유격수로서 그런 타격실력을 갖추는 것이 쉽지 않다. 그 점이 메이저리그에도 어필한 장점이었다”며 일반적으로 공격력보다 수비력이 강조되는 2루수 포지션에서 김민성이 가질 수 있는 강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염 감독은 “3루수에는 최정과 박석민 등의 쟁쟁한 경쟁자들이 있다. 하지만 김민성이 2루수로 이동해 본인이 가진 능력을 살린다면 충분히 골든글러브도 노려볼 수 있다”며 강한 신뢰를 보냈다.
지난해 김민성은 타율 2할9푼2리 128안타 12홈런 77타점 60득점을 기록하며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후보에 올랐다. 부상 이탈 이전에도 5경기서 타율 3할5푼7리 2타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특급 성적을 낸 안치홍(경찰청)이 군입대를 했고 디펜딩챔피언 서건창이 부상에서 이탈해 있다.
물론 강력한 경쟁자인 야마이코 나바로(삼성)와 오재원(두산)의 존재가 있지만 최정(SK)-박석민(삼성)-황재균(롯데)등이 버티고 있는 3루수보다는 상황이 낫다.
포지션 이동은 여러 상황들에 따라 이뤄지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일단 서건창은 최소 3개월의 재활이 불가피하다. 거기에 추가로 회복 기간이 더해지면 복귀해도 당장 실전 주전 2루수로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김민성에게는 최소 3~4개월 이상의 시간이 주어졌다. 그 기간 동안 2루수로 확실한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염 감독의 기대도 충분히 이뤄질 수 있는 시나리
난세에 영웅이 탄생하는 법이다. 염 감독은 “나는 반대 의견이다. 팀이 잘 나가고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그런 영웅이 나온다. 부담 없이 활약할 수 있는 여건에서 그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담담해 했지만 김민성에 대한 기대감까지 감추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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