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이상철 기자] 38세 노장 투수의 감격의 선발승이다. 무려 3200일 만이다. 타선의 도움도 컸지만, 역투가 더 눈부셨다.
송신영(넥센)이 19일 시즌 첫 승을 거뒀다. 통산 54승째. 광주 KIA전에서 역투를 펼쳤는데, 투구 이닝이 눈에 띈다. 1,2이닝이 아니라 6⅔이닝이었다. 중간 계투가 아닌 선발투수로 등판해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2006년 7월 15일 수원 LG전(6이닝 4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6회 강우 콜드승) 이후 3200일 만이다.
송신영은 선발투수로 올 시즌을 준비했다. 넥센의 5선발 후보였다. 퓨처스리그에서 시즌을 맞이했지만, 선발투수로서 재발견이었다. 5이닝 4실점(2자책) 및 5⅔이닝 1실점으로 역량을 발휘했다.
↑ 넥센의 송신영은 19일 광주 KIA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면서 3200일 만에 선발승을 올렸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러나 2528일 만에 선발 등판이 성사될 지는 불투명했다. 전국적으로 비가 예보됐고, 광주도 예외가 아니었다. 염경엽 감독을 비롯한 넥센 선수단 모두 우천순연을 예상했다. 하지만 거짓말 같이 비구름이 사라지면서 경기가 열렸다.
예상치 못한 등판이나 준비는 완벽히 했다. 송신영은 타이밍을 뺏으며 KIA 타선을 꽁꽁 묶었다. 내야 땅볼을 유도하며 가볍게 아웃카운트를 늘려갔다. 18개의 아웃카운트 가운데 9개가 땅볼이었다. 삼진도 6개나 잡았다. 외야 뜬공이 거의 없었다.
큰 위기도 없었다. 3회 최병연과 최용규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으나 김다원을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로 처리했다. 7회 2사 후 최희섭에게 1점 홈런을 맞은 게 유일한 흠이
지난 이틀간 KIA 마운드를 두들기며 감을 되찾은 넥센 타선도 송신영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4회까지 안타 15개와 홈런 3개로 13점을 얻었다. 승부의 추는 일찌감치 기울었다. 송신영은 침착하게 투구이닝을 늘리며 3200일 만에 선발승 요건을 충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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