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지난 시즌 프로농구는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국제농구연맹(FIBA) 규정을 도입했다.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일환. 또한 해마다 반복되는 심판 판정 논란에 대한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전향적인 움직임도 포함됐다.
그러나 결과는 같았다. 시즌 내내 심판 판정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오히려 더 심각했다. 정규리그 1라운드 이후 휘슬의 기준이 달라졌고, 6라운드까지 일관성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눈에 보이는 오심도 속출했다. 비디오 판독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겨우 오심을 줄이기에 급급했다.
↑ 지난 2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농구" 원주 동부와 울산 모비스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4쿼터 심판 판정에 온 몸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한국농구연맹(KBL)의 밀실‧탁상 행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김영기 KBL 총재는 플레이오프 기간 현장 방문이 극히 드물었고, 유희형 심판위원장의 적극적인 해명이나 움직임도 없었다. 이재민 사무총장과 이성훈 경기이사도 번갈아 현장에 나왔으나 김 총재가 빈자리를 채우기 바빴다. 결국 일선에서 발로 뛰는 KBL 홍보팀 직원들만 뭇매를 맞았다.
해법이 필요하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KBL 심판들의 능력이 수준 이하일까. 외국인 심판들로 물갈이를 하면 끝나는 문제일까.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이 간단한 해법을 제시했다. 유 감독은 프로농구 사령탑 중 가장 오래 감독 지휘봉을 잡은 명장 중의 명장이다. 전지훈련을 미국에서 진행하고, 외국인선수 물색을 위해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출장도 잦다. 남자농구대표팀 감독을 맡아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국제 경험도 풍부하다.
유 감독은 지난 15일 열린 한국농구발전포럼에서 심판 탓이 아닌 KBL의 잦은 규정 변화에 따른 제도적 문제를 꼬집었다.
유 감독은 “미국 전지훈련에서 연습경기를 하면 NBA 심판 3명을 불러서 한다. FIBA를 비롯해 해외 경기를 보면 세계 어느 나라 심판들보다 평균치로 따져 우리 심판들이 잘 본다”고 못 박았다.
일단 심판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의미다.
이어 유 감독은 “KBL 규정이 매해 하나씩 바뀐다는 것이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유 감독은 “심판들은 바뀐 규정을 잘못하면 (KBL에) 들어가서 엄청 혼난다고 하더라. 적응하려고 할만 하면 하나가 더 나오고 실수하면 페널티를 받으니 강박 관념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유 감독으 “KBL 심판들이 제일 불쌍하다”고 했다.
유 감독의 해법은 하나였다. “KBL이 그냥 FIBA 규정 하나로 가면 아무 문제없다”고 강조했다. ‘김영기 체제’에서 속공 활성화를 위해 기준도
KBL이 직시해야 할 문제는 농구 팬들의 눈높이에 대한 이해다. 그러려면 귀부터 열어야 한다. 밀실을 떠나 현장에 나와야 들린다. 프로농구 흥행을 위해서 제도와 규정 변화가 정답이 아니다. 반대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 외국인선수 제도 변경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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