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걸리면 넘어간다.’ 힘 있는 거포 유형의 선수들에게 흔히 달라붙는 평가다.
지난 20일 트레이드를 통해 kt 위즈 유니폼을 입게 된 윤요섭 역시 이런 평가를 꾸준히 받았던 선수다. 수비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포수 윤요섭’보다는 ‘타자 윤요섭’으로 더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 그에게 트레이드는 ‘타자 윤요섭’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 올 시즌 LG에서 한 경기도 나설 수 없었던 윤요섭은 트레이드 이후 첫 경기인 21일 수원 SK전부터 지명타자로 5번 타순에 이름을 올렸다. 앞으로도 지명타자로 5~6번 정도의 타순에 꾸준히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 kt 타선의 공격력 강화 과업 핵심으로 떠오른 윤요섭. 사진=kt 위즈 제공 |
다만 실전 감각 부족은 여실히 드러났다. kt에서 첫 경기를 치른 지난 21일 윤요섭의 성적표는 2개의 삼진과 땅볼, 1볼넷. 같이 트레이드 돼 온 박용근이 첫 안타-득점으로 신고식을 치렀지만 윤요섭의 방망이는 아직까지는 잠잠했다. 타이밍 상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아직까지 1군 실전에 완벽히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경기 전 만난 윤요섭은 “아직은 찝찝한 기분”이라며 “기회를 얻었다는 면도 당연히 생각하고 있지만 선택이 된 게 아니라 부족해서 타의로 이동한 것이기 때문에 기뻐하기도, 슬퍼하기도 맞지 않는 상황이다. 그래서 찝찝한 기분이 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루 빨리 적응을 마치고 새로운 기회를 살리는 것이 본인에게도 플러스가 될 터. 윤요섭 역시 “빨리 적응해야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윤요섭은 “어린 선수가 많은 팀이라 중고참으로서 행동을 좀 더 신중하게 해야 할 것 같다”며 kt에서의 팀 내 위치에 대해서도 자각하는 모습이다.
윤요섭은 “그동안 퓨처스리그서 지명타자로만 경기에 나갔다”면서도 “포수 훈련도 계속 해왔다. 보는 사람이 불안할 수도 있지만 믿고
‘타의’로 팀을 옮기게 된 윤요섭이지만 그의 야구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기회인 것만은 분명하다. 옮기게 된 팀이 이전 팀보다 많은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는 신생팀 kt이기 때문. 공격력 강화로 팀도 살리고 본인도 살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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