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샌프란시스코) 김재호 특파원] 지난 2014년 월드시리즈는 아오키 노리치카(33)에게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캔자스시티 로열즈 주전 우익수였던 그는 샌프란시스코 원정으로 열린 3, 4, 5차전에서 선발 제외됐다.
우측 외야가 넓은 AT&T파크를 찾은 요스트 감독은 “이 구장에서는 최고의 수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외야 선발에 변화를 준 이유를 설명했다. 한마디로 아오키는 최고의 무대에서 수비에 대한 신뢰를 얻는데 실패한 것.
그리고 지난겨울, 그는 당시 상대팀이었던 샌프란시스코와 1+1 계약(보장 금액 470만 달러)을 맺고 자이언츠의 일원이 됐다.
↑ 아오키 노리치카는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상대한 샌프란시스코를 새로운 팀으로 택했다. 사진(美 샌프란시스코)=ⓒAFPBBNews = News1 |
“여기서 뛰게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처음 기분은 정말 이상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했을 당시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아무리 선수 이동이 자유로운 메이저리그라지만, 월드시리즈에서 상대했던 팀이 새로운 팀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터.
그러나 메이저리그 생활 4년차를 맞는 그는 빠른 속도로 팀에 녹아들었다. 이번 시즌 15경기 전 경기에 출전, 타율 0.344 출루율 0.408 장타율 0.438로 만점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프로답게 새로운 팀에 대한 적응에 들어갔고,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미국에 몇 해 있다 보니 적응하는 게 제법 편해졌다. 모든 팀이 각자의 분위기가 있다고 하지만, 스프링캠프 기간 낯선 느낌을 없애버리기 위해 집중하고 노력했다. 이제는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집중할 것이다.”
지난 5년간 세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팀,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까. 아오키는 이를 묻는 질문에 ‘베테랑의 힘’을 꼽았다.
“샌프란시스코는 베테랑들이 많은 팀이다. 이들이 클럽하우스에서 선수들이 편히 쉴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정말 편안하다.”
이날 그는 다저스와 시즌 첫 경기를 치렀다. AT&T파크는 평소에도 많은 관중들이 찾는 구장이지만, 같은 지구 라이벌 다저스와의 경기 때는 분위기가 더 뜨거워진다. 류현진(28·LA다저스)은 입단 첫 해 AT&T파크를 처음 방문했을 당시 “마치 사직구장을 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아오키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그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라며 다저스와의 특별한 라이벌 관계를 몸소 체감했다고 전했다. 물은 김에 일본프로야구와의 분위기 차이도 물어봤다.
“약간은 다른 거 같다. 일본에서는 관중들이 쉴 새 없이 노래하며 트럼펫을 연주한다. 다른 분위기지만, 이곳의 분위기도 좋은 거 같다.”
↑ 메이저리그에서 네 번째 시즌을 맞는 아오키는 팀의 1번 타자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사진(美 샌프란시스코)=ⓒAFPBBNews = News1 |
마지막으로 그에게 성공 비결을 물었다. 그는 ‘체력’을 우선요소로 꼽았다.
“일본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의 가장 큰 차이는 경기 수다. 메이저리그는 162경기를 치른다. 이 일정을 어떻게 최고의 상태를 유지하며 소화하느냐가 문제다. 결국은 체력 문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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